[설왕설래] 북극해 패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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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는 곳으로 꼽힌다.
기상청 북극해빙감시시스템에 따르면 북극 해빙(바다 얼음) 면적은 1989년 이후 33년간 180만6875㎢가 줄었다.
북극해를 가장 넓게 접한 러시아는 2015년 북극 사령부를 개설하고 2년 뒤 북극 전담 4개 특수부대까지 창설해 일찌감치 군사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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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후 온난화 탓에 북극의 안보·경제적 가치가 날로 높아지는 건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새 바닷길이 열려 물류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에 개발되지 않은 원유의 13%, 천연가스 30%, 액화천연가스(LNG) 20%가 북극권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가치가 약 170조달러에 이른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등 북극해 연안국 간 영유권과 관할권 경쟁이 격화되는 이유다.
북극해를 가장 넓게 접한 러시아는 2015년 북극 사령부를 개설하고 2년 뒤 북극 전담 4개 특수부대까지 창설해 일찌감치 군사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자원과 항로 개발도 활발하다. 러시아는 북극권 야말반도와 기단반도에서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북극 항로를 이용해 중국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도 러시아와 손잡고 북극 공정에 여념이 없다. 3000km나 떨어져 있는데도 2018년 ‘북극 인접국’을 자처하며 북극권을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포함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듬해 쇄빙선을 북극에 투입해 항로와 자원 탐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알래스카 공군기지에 100대 이상의 스텔스 전투기를 배치하고 북극해 주변에 핵 추진 잠수함도 은밀히 운영하고 있다. 쇄빙선, 위성, 드론 등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 선박의 움직임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 군함 11척이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 출몰하자 미 해군이 이지스 구축함 4척과 초계기를 급파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북극해가 신냉전의 또 다른 화약고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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