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상반기④] NH농협, 뒤졌던 우리 제친 결정타는

정소양 2023. 8.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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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이익, 전년 동기比 100% 증가
우리금융 제치고 '업계 4위' 입지 다져

이석준 회장이 이끄는 NH농협금융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뉴시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이 지난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2배 가까운 충당금을 쌓고도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다만 지주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KB·하나·NH농협금융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우리·신한금융은 뒷걸음질 쳤다. 비은행 부문과 비이자이익의 성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지주별로 어떤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는지, '아픈 손가락'은 어디인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업계 4위에 안착했다. 우리금융지주를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도 앞지르며 금융지주 사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임한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이 상반기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NH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3% 오른 1조7058억 원이다. 이는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이로써 NH농협금융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우리금융을 5대 금융지주 중 꼴찌로 내리며 4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올해 상반기 1조538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우리금융과의 격차는 1672억 원이다.

NH농협금융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비이자이익이 크게 성장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2501억 원으로, 전년 동기(6249억 원)와 비교해 100% 증가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비이자이익이 감소하며 실적이 하락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611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 빠졌다.

NH농협금융은 "주식시장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회복되면서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농협금융의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916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622억 원보다 153.1% 늘었다.

NH농협금융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비이자이익이 크게 성장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더팩트 DB

◆ 하반기 과제로 '농협생명' 수익성 증대 꼽혀

계열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은행·증권 부문은 실적이 크게 늘며 그룹 실적을 견인한 반면 생명보험은 NH농협금융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1조2469억 원으로 반기 기준 첫 1조 원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7.4% 늘어난 영향이다.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65.1% 늘어난 3667억 원이었다. 국내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시장거래대금이 증가했고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수수료가 증가했던 것이 주효했다.

농협손해보험도 전년 동기 대비 95% 늘어난 1413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반면, 농협생명과 NH-Amundi(아문디)자산운용은 실적이 감소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전년 동기(166억 원) 대비 7.8% 감소한 15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농협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4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이에 따라 NH농협금융의 하반기 과제는 농협생명의 수익성 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증권 부문은 실적이 크게 늘며 그룹 실적을 견인한 반면 생명보험은 NH농협금융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 /더팩트 DB

다만 농협생명 측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사실상 순익이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IFRS17이 적용됐고, 지난해까지는 국제회계기준(IFRS4)이 도입되면서 실적폭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에 IFRS17를 적용하면 1062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3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타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의 경우 구 회계기준과 신 회계기준을 적용 비교함에도 순항하며 농협생명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KB라이프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급증한 215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에 기여했으며, 신한라이프도 지난해와 비교해 12.3% 증가한 3117억 원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농협생명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산정 기준이 달라지면서 실적에 차이가 생긴 것으로, 사실상 실적은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는 중장기 손익 관리를 위해 신계약 물량 확대, 상품수익성 개선과 고가치 상품판매 확대, 보유이원 제고 등을 통핸 투자손익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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