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한복판에 中 선전구호...英 명소 흉물로 전락
[앵커]
영국의 수도 런던 도심 한복판에 뜬금없이 중국 공산당의 24글자 정치 구호가 등장했습니다.
벽화로 유명한 예술 거리는 하루아침에 논란의 중심이 됐고, 지저분한 낙서까지 더해져 흉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하얀색 벽면에 빨간색 중국어로 24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중국 농촌이 아닙니다. 영국 런던의 유명 벽화 거리 '브릭 레인(Brick Lane)'입니다.
지난 5일 밤, 누군가 기존 벽화를 흰색으로 덧칠한 뒤 중국공산당의 정치 선전 구호를 써 놓은 겁니다.
[중국판 유투버 '왕훙' : 영국인들이 이 24글자의 진정한 뜻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튿날, 담벼락은 낙서투성이로 변했습니다.
민주·자유와 같은 글자 앞에 부정의 말을 덧붙여 놓거나,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합니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로 된 낙서도 많습니다.
이 작업을 기획한 사람은 영국에서 예술을 배우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서구 문화 식민주의에 대한 항의를 행위 예술로 표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다른 문화를 싹 지우고 아무 의미 없는 24글자를 적었다며, 매우 '중국스러운' 작품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선전선동이 얼마나 반미학적인지 폭로한 것이라면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2012년 시진핑 주석이 처음 집권하면서 제창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이후 중국 각지엔 각종 선전물이 들어섰습니다.
[광둥 종합 뉴스 (2017년 보도) : 부강·민주·문명·화합…]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중국 거리에선 감히 누구도 이런 정치 선전물에 낙서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영국의 벽화 거리 사례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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