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이 뭐예요?…시즌 최고 에이스 입증한 NC 페디
13년 만의 평균자책점 1점대 도전
한 경기 부진해도 곧장 털고 일어난다. 에이스의 조건이다. 프로야구 NC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가 왜 2023시즌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지 다시 한번 입증했다.
페디는 8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로 2-0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위 NC는 5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2위 SSG와 격차를 3경기로 좁혔다. 중위권 팀들의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SSG는 2위 자리를 안심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페디는 이날 호투로 다승과 평균자책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 1경기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회복했다. 지난 2일 롯데전 4이닝 5실점으로 2.10까지 올라갔던 평균자책점을 1.97까지 끌어내렸다. 페디는 2010년 한화 류현진(1.82) 이후 13년 만의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 중이다. 선발 19차례 등판 만에 15승(3패)째를 올린 페디는 최소 경기 15승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1985년 삼성 김일융과 같은 기록이다. 당시 김일융은 선발로 10승, 구원으로 5승을 올렸다.
페디는 4안타에 2사사구만 내주면서 삼진 5개를 잡았다. 아웃카운트 21개 중 뜬공 아웃이 2개밖에 없을 만큼 공 움직임이 심했다. 4회말 최정의 빗맞은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성한을 병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강인권 NC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페디에 대해 “저번 등판 때는 컨디션도 좋지 않았지만, 손가락 물집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체인지업 그립이 달라져 있었더라. 교정을 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페디는 감독의 기대에 부족함 없는 투구를 했다.
NC는 4회초 윤형준의 희생플라이와 9회초 권희동의 내야 땅볼로 올린 2점이면 충분했다. 지난 6일 롯데전에서 ‘노히트 노런’으로 패배한 SSG는 이날도 9이닝 동안 단 1점을 내지 못했다. 18이닝 연속 무득점이다.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이탈한 중심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공백이 갈수록 크게 다가오고 있다. SSG 선발 김광현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4패(6승)째를 안았다.
NC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져 4위인 KT는 홈에서 15안타를 몰아치며 한화를 7-2로 물리치고 최근 10경기에서 9승을 거두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시즌 1호 홈런으로 기분좋게 출발한 두산은 삼성을 5-3으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롯데는 선발 찰리 반즈의 5.2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키움을 3-1로 이겼다. 키움은 9연패에 빠졌다.
KIA는 안방에서 비 때문에 웃었다. 에이스 양현종이 LG를 맞아 2이닝 동안 8점이나 내주며 0-8로 끌려갔으나 2회말 KIA 공격 도중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인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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