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 지역 알리는 사이트까지...'최대 징역 10년' 살인예비죄 검토
[앵커]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이 잇달아 올라오며 시민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위험 지역을 알려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범행 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10대로 나타났는데, 경찰은 장난으로 쓴 글도 엄중 처벌할 방침입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일, 여성 1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던 인천 부평 로데오 거리.
지도를 클릭하자, 검거가 완료됐다는 알림이 뜹니다.
[인천 부평 '살인 예고' 피의자 : (왜 여성만 범행 대상으로 했죠?) 죄송합니다. (최근 살인 예고 범죄를 따라 한 겁니까?) 아닙니다.]
서울 잠실역, 경기 고양시 일산중앙광장과 같이 아직 글 작성자가 붙잡히지 않은 곳은 지도에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무분별한 살인 예고 게시글로 시민 불안감이 커지자, 대학생들이 직접 글이 올라온 지역과 검거 여부 등을 알려주는 사이트를 만든 겁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70명에 육박합니다.
이 가운데 1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범행 동기는 "장난으로", "심심해서" 등 별생각 없이 올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10대를 검거해서 면담하고 보니까, '장난이다', '나도 남들이 나의 존재감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대다수가 이게 아주 심각한 범죄라는 걸 모른다는 거예요.]
하지만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붙잡힌 20대와 같이 실제로 흉기를 소지한 경우도 있어서, 마냥 철없는 장난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경찰이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게시 글이 올라오는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지난 5일) : 하루 이틀 사이에 게시자들을 확인·검거하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무책임한 이런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서….]
한때 해마다 몸살을 앓았던 만우절 장난 전화는 한 번만 저질러도 형사 입건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 뒤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간과 장소가 특정됐다면 협박죄를 적용하고, 이보다 형량이 높은 공무집행방해죄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범행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게 확인되면 최대 징역 10년까지 가능한 살인예비 혐의로 엄벌한다는 방침입니다.
한순간의 장난이 돌이킬 수 없는 형사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영상편집 : 마영후
그래픽 : 김진호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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