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맹' 벨라루스 연일 경계 목소리…추가 제재 경고도

유럽연합(EU)이 현지시간으로 8일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를 상대로 경계심을 드러내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EU는 이날 '벨라루스 부정선거 3주년' 제목의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 24일 이후 벨라루스 정권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범죄를 지원하기 위해 벨라루스 자신의 주권과 독립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러시아 용병기업인 바그너 그룹의 주둔과 이로 인한 역내 불안정한 영향을 주고 벨라루스 주권에 위험을 가하는 데 대해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EU는 벨라루스를 상대로 한 여러 건의 제재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필요한 한 EU는 벨라루스 정권을 상대로 계속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 벨라루스가 전쟁에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벨라루스군은 전날부터 자국 서부 흐로드나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개시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은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국경 근처이자 전략적 요충지대로 꼽히는 '수바우키 회랑' 근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벨라루스로 이동한 바그너 그룹이 훈련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 나토 진영은 만약의 충돌 사태에 대비해 국경 경계를 강화하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U는 이날 성명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끄는 벨라루스 정권의 국내 인권탄압에 대해서도 규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U는 지난 2020년 8월 9일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한 뒤 "당시 수천여명의 벨라루스인들이 자신들의 투표권을 지키려고 거리로 나섰지만 루카셴코 정권에 의해 잔혹하게 진압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3년이 지난 지금 정권을 향해 비판하려고 용기를 낸 이들이 처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면서 "EU는 인권침해 가해자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199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6번째 재집권에 도전한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폭적인 경제 및 안보 지원에 나서며 구원자 역할을 했고,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동맹'으로서 긴밀한 관계를 서방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