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길어지는 폭염…“그 어느 때보다 혹독해”

이형관 2023. 8. 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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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북상하는 태풍 소식에도,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인 오늘(8일)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벌써 보름째 폭염 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변변한 냉방 시설도 없이 여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올해가 유독 혹독하다는 폭염 취약계층들을 이형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단칸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60대 A씨.

폭염 특보가 내려진 날, 에어컨 대신 작은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창문을 열어 열기라도 자주 빼내면 좋겠지만, 밖에서 집 안이 훤히 보이는 탓에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A씨는 거동이 불편해 무더위 쉼터에 쉽게 갈 수도 없습니다.

[A씨/창원시 회원동 : "차가운 물에 목욕해도 물이 따뜻합니다. (밤에는) 얼음 수건을 해놓고 잔다니까요. (냉장고에) 얼음 수건을 미리 만들어 놓아요."]

좁은 골목길 자락에 자리한 또 다른 주택.

낡은 슬레이트 지붕은 한낮의 열기를 그대로 흡수합니다.

선풍기를 틀어도 후텁지근한 공기만 실내를 돌 뿐입니다.

취재진이 열화상 카메라로 실내 표면 온도를 측정해봤더니, 바깥 온도인 35도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곳에 사는 70대 김기선 할머니는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을 켤 엄두조차 못 냅니다.

[김기선/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월동 : "나이 많은 사람이 에어컨을 틀면, 전기세가 많이 나와요. 많이 안 켜요. 잠은 일찍 깨죠, 새벽에, 더우니까요."]

계속되는 폭염에 자치단체는 폭염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을 순찰하거나, 생수 등 여름나기 물품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에어컨 설치나 냉방비 지원 등 실질적 대책은 예년과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행정복지센터에서 추천한 일부 가구에 냉방비 3만 원이 지급될 뿐, 이마저도 여름을 나기엔 부족합니다.

[창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다른 자치단체는 돈이 더 나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많이 드리면 좋겠지만, 저희는 이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현금성 지원보다는 안부 확인이라든가..."]

여느 여름보다 더 혹독하고 길어진 이번 폭염.

폭염 취약계층들의 힘겨운 여름나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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