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공중부양, 오후엔 지하실…초전도 롤러코스터 탄 투자자들

미 연구진 “LK-99 초전도체 아니다...게임오버”
서남, 덕성 등 테마주 20% 넘게 오르다 하한가
이복현 금감원장 “테마주 허위 풍문 특별조사”

초전도체 테마주가 오전에 20% 넘게 오르다 오후에는 다시 20% 가까이 빠지는 등 하루새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급등락 했다. 미국에서 초전도체에 대한 부정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장은 테마주 투자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갑작스런 주가 급락으로 뒤늦게 급등주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는 몇 종목이 장중 20% 이상 오르다가 오후들어 하한가로 추락하는 급등락을 기록했다. 서남이 22.36% 오른 1만5430원까지 가다가 오후에는 하한가인 8830원까지 내려갔다. 덕성도 24.37%가 오른 1만4800원까지 올랐다가 오후에는 29.41%가 내린 8400원에 장을 마쳤다. 모비스도 4630원(22.32%)까지 오르다가 결국 2815원(-25.6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같은 급등락은 지난달 말부터 한양대 연구팀과 퀀텀에너지연구소가 함께 LK-99라는 물질이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갖는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진 이후 시작됐다. 이후 천정부지로 오르던 초전도체 테마주가 6일과 7일 이틀간 조정을 보이면서 반발매수가 들어오면서 8일 오전엔 20%를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2시 전후 미국에서 “LK-99는 상온 혹은 저온 초전도체가 아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는 8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LK-99는 상온 혹은 저온 초전도체가 아니다”며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니며 이미 데이터가 이를 증명했다”고 밝혔다. CMTC는 “LK-99는 저항성이 매우 낮은 저품질 재료에 가깝다”며 “슬프게도 이미 (초전도체 증명) 게임은 끝났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LK-99 연구개발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LK-99는 초전도 특성을 보여주는 신물질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미 검증됐다고 보지만 아직 과학계도 정확한 실체를 모르는 만큼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2차전지 테마주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주까지 극단적인 수준의 급등락을 반복하자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최근 테마주 관련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하여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한 ‘특별단속반’의 집중 점검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한 대응을 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임직원 횡령 등 금융회사 직원의 일탈행위로 인한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서도 이 원장은 “사고 예방을 위해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개선, 명령휴가·직무분리 제도 등을 담은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