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지시’ 드러나…수사단장은 보직해임 의결

양민철 2023. 8. 8. 21: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건 지휘부가 안전보다 외부 시선을 의식해 무리한 지시를 내린 탓이란 주장이 나왔습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 사건을 조사한 수사단장이 지시를 어기고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 했다며, 보직해임을 최종 결정했습니다.

양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둑판식으로 수색 정찰을 실시하라"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수색 당시 SNS 단체 대화방 화면입니다.

'사단장 지시사항'에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 정성껏 탐색하라"는 내용도 보입니다.

채 상병이 소속된 중대는 다음 날인 오전 8시쯤 경북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조를 짜 수중 수색을 시작합니다.

물이 깊다는 보고가 잇따랐지만 간부들은 '바둑판식' 수색만을 강조하며 1m 이상 간격을 띄우라고 주문했습니다.

결국 장병 8명이 급류에 휩쓸렸고, 채 상병은 휩쓸린 동료를 구하려다 숨졌다고 군 인권센터는 밝혔습니다.

'복장'에 대한 지침도 구체적, 반복적으로 하달됐습니다.

현장 간부들이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면 걸을 수 없다"며 변경을 건의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채 상병이 숨지던 당일 전파된 최종 복장 지침은 "장화에 우의 지참"이었고, 구명조끼 착용 지시는 없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채 상병 순직은 사단 지휘부의 책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 "(사고는) 임성근 사단장을 포함한 해병 1사단 지휘부가 대민 지원 과정에서 '해병대가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이미지를 도출하기 위해서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한 지시를 남발하다가..."]

한편 해병대는 이 사건을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보직해임을 의결했습니다.

해병대는 조사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어긴 것은 군 기강 문란으로, 앞으로 직무 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수사단장 측은 이에 대해 인사소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