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감리사에게 ‘감리비’ 직접 준다
관리·감독 강화 방안 검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공 품질과 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 부실시공을 방지하기 위한 ‘서울형 감리’ 도입을 검토한다. SH공사는 8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부실시공을 막으려면 시공이 설계도서 등에 따라 제대로 이뤄졌는지 관리·감독하는 감리 제도가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감리사가 문제를 발견하면 공사 중지나 중단, 철거 결정 등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해 안전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이날 설명회에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감리사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을 대표해서 품질·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며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품질을 감독할 감리사에게 공사가 직접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의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리업체가 대가를 중간에 가로채지 못하게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도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절부터 건설·부동산 개혁을 강조해왔던 김 사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감리사가 시공사에서 돈을 받는 현재 구조는 감리사가 시공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S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붕괴 사고 발생 이후 문제가 된 무량판이 적용된 건축물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혁신안에는 건설 산업 기득권을 없애기 위한 정책을 지속 추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SH가 건설한 아파트 단지의 분양원가, 보유 자산, 사업 결과, 준공도면 등을 공개하는 한편 후분양제, 직접시공제, 적정임금제 등도 계속 추진한다.
SH는 2021년 고덕강일 4단지를 시작으로 오금·항동, 마곡, 고덕강일, 세곡, 내곡 등 7개 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한 바 있다. 이날 공개한 서울 위례신도시 마지막 공공분양 단지인 송파구 위례지구 A1-5블록(포레나송파) 분양원가는 3.3㎡당 1236만원으로 파악됐다. 2021년 5월 준공해 1282가구가 입주한 해당 단지의 분양가격은 3.3㎡당 1989만원이었다. 분양 수익률은 37.9%로 SH공사가 지금까지 원가를 공개한 단지 중 가장 높았다.
SH 시공 아파트 단지의 설계·도급내역서, 분양수익 사용 명세 등은 SH공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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