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두 달 연속 흑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고, 배당소득 급증한 영향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고 배당소득이 크게 불어난 영향 등으로 지난 6월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상반기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하반기 경상수지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국제 유가 흐름,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 등을 볼 때 전망치 달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로, 전달(19억3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째 흑자를 지속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 흑자로 한은이 지난 5월 내놓은 전망치(16억달러 적자)를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248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90.2% 축소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상반기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여러 경제기관에서 상반기 적자를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39억8000만달러 흑자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541억4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9.3%(55억5000만달러) 줄며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승용차 수출이 60.7% 늘며 호조를 보였으나 석유제품(-40.5%), 반도체(-28.0%) 등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 수출이 18.0% 증가했지만 중국(-19.0%), 동남아시아(-17.9%) 등은 뒷걸음쳤다. 수입(501억5000만달러)은 에너지 수입 가격이 하락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2%(56억9000만달러) 줄었다. 소비재 수입이 5.8% 증가했지만 석탄(-45.3%), 원유(-28.6%), 석유제품(-19.7%) 등의 수입은 줄었다.

신 국장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불황형 흑자 아니냐’는 질문에 “최근 수출 감소폭이 축소됐고, 반도체도 수출가격은 약세지만 물량은 5~6월 연속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수입 감소도 불황이나 내수 부진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 약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출국자 수가 늘고 외국인의 국내 지출이 줄면서 26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전달(-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여행수지(-12억8000만달러) 적자폭이 1년 전(-6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48억5000만달러)는 해외 현지 법인의 배당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동월(30억8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커졌다. 배당소득은 42억3000만달러로, 전달(9억달러)이나 1년 전(24억달러)보다 급증했다.

신 국장은 7월 전망에 대해 “7월에도 서비스수지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서비스수지 적자폭을 웃돌면서 7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