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헬리콥터 맞먹는 소음…'MZ 핫플' 양양의 잠 못 드는 밤
강원도 양양 해수욕장들이 서핑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몰리자, 클럽 거리도 만들어졌습니다. 클럽에서 밤새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그치지 않는데, 그 소리가 헬리콥터 소음과 맞먹을 정도로 크다고 합니다.
경찰과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애꿎은 주민들만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밀착카메라 함민정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서핑 명소로 알려진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에 나와 있습니다.
새벽까지 음악소리가 크게 들리고, 도로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고 하는데요, 제가 직접 가보겠습니다.
2030세대에게 이른바 '핫플'로 알려진 곳입니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노래에 맞춰 춤도 춥니다.
밤이 되자 이곳은 거대한 클럽 거리로 변했습니다.
지금 제 뒤를 보시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옆에도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서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원래 여기는 2차선 도로인데, 지금 인파 때문에 꽉 막혀 있습니다.
주민들은 밤잠을 설칩니다.
[인근 주민 : 얘들이 아침에 5시까지 난리 쳐요. 시도 때도 없이 깨어나.]
지금 시간 자정이 넘었습니다.
바로 옆을 보시면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인데요.
지금 뒤에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때문에 귀가 살짝 먹먹하고 조명도 화려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저기가 뚫려 있다 보니까 소리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소음 측정기로 한번 재보니까 헬리콥터 소리와 맞먹는 100데시벨 가까이 나왔습니다.
규정상 밤엔 60데시벨이 넘으면 안 됩니다.
[인근 주민 : {왜 밖에 나와 계세요?} 방에 있어도 시끄러운데 어떡하우. (민박집에) 시끄럽다고 잘 안 와요. 방 얻어놓고.]
인근 주점과 해수욕장 측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근 술집 관계자 : 한 군데에서 크게 틀어버리면 다른 가게(소리)가 아예 다 묻혀버려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가게도 조금 조금씩 올리기 시작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서로 점점 소음도 올라가고…]
[이승범/인구해수욕장 운영위원회 : 그 사람들한테 '조용히 해라, 조용히 해라' 이렇게 한다면 누가 사실 즐거운 마음으로 놀겠어요.]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습니다.
[인근 주민 : 그냥 잠깐 계도. (경찰이 오면 소리가 잠깐 줄었다가) 릴레이처럼 줄였다 올리고, 줄였다 올리고, 줄였다 올리고…]
경찰과 지자체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속초경찰서 관계자 : 데시벨 기준 이런 거는 양양군에서 해주셔야 되는 부분입니다.]
[양양군청 관계자 : (어떤) 사업장의 소린지 명확하지 않아서 해결하기도 어렵고 (군청에서) 처벌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
양양에서 신고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인구 해수욕장은 지난달 7일 개장 이후 지난 주말까지 총 111건의 소음 관련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5건에 그쳤습니다.
밤이 깊어지면서 이곳은 화려해지고 더 시끄러워졌습니다.
누군가에겐 분위기에 취하는 신나는 밤인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악몽의 밤인지 모릅니다.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인턴기자 :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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