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모 ‘산둥함’ 대만해협 통과 영상 첫 공개... 美·대만에 경고 메시지
중국 국영 CCTV가 지난 1일부터 방영한 군사 다큐멘터리 8부작 ‘주멍(逐夢·꿈을 좇다)’이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며 미국·대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영상은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山東艦)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장면을 최초 공개하고, ‘드론 떼’ 등 최신 무기들을 보여주며 중국이 적과 싸울 실전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다큐멘터리는 인민해방군의 창설 기념일인 건군절(1일)을 맞아 군 당국과 CCTV가 공동 제작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주목 받은 장면은 산둥함과 호위함들의 대만해협 항행이다. 구체적 촬영 시기를 밝히지 않은 이 영상의 자막에는 ‘2023년 산둥함 항모전단 대만해협 통과’라는 문구가 띄워졌다. 대만의 군사전문지 ‘아태방무(亞太防務)’ 편집장 정지원은 8일 홍콩 중핑사(中評社)에 “산둥함이 대만해협을 건너며 함재기를 운용하는 모습을 최초로 보여준 것은 실전 능력을 이미 갖췄다는 메시지”라면서 “산둥함은 올해 4월 처음으로 제1 도련선(島鏈線·열도선)을 통과해 원양까지 진출하는 해상 훈련을 했는데, 내부적으로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만연합보는 6일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산둥함 대만해협 항행 장면은 지난 4월 미국 태평양함대 소속 니미츠함과 대치했을 당시에 찍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26대의 외국 전투기가 접근해 방해 공작을 펼쳤다’고 주장한 영상 속 내용에 근거한 추정이다. 대만연합보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미·중 항공모함 대결 장면을 통해 중국이 미국에게 본때를 보여줬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했다. 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영상에는 공군 소속의 윈-20 공중 급유기와 젠-15 해군 함재기가 비행 중 재급유 훈련을 수행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나왔다.
무리 지어 날아 다니는 ‘드론 떼’와 보병 부대와 교신하는 대형 드론 등 신무기도 소개됐다. 영상 속 대형 드론 ‘페이룽(飛龍·날아다니는 용)’ 2대는 7000m 고도에서 보병 부대와 교신하며 정찰한다. 지상의 목표물을 발견하면 공군 유인 전투기의 폭격을 유도할 수 있다. ‘펑췬(蜂群·벌떼)’으로 명명된 10여 대의 드론 무리는 교신이 중단될 경우 스스로 시스템을 수리해 신호를 복구한다. 보병이 야외에서 증강현실(AR)이 적용된 시스템으로 드론을 원격 제어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다큐멘터리 속 군인들은 양안(중국과 대만) 무력 충돌을 암시하는 미래 전장에서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해군 소속 수중 작전 요원은 “전쟁 중 적이 설치한 기뢰 제거가 어려울 경우 몸을 바쳐 상륙 경로를 열 것”이라고 했다. 한 공군 조종사는 “전투 중 탄약이 떨어지면 적을 향해 돌진하는 마지막 미사일이 되겠다”고 했다.
중국이 이번에 공개한 군사 다큐멘터리는 미·중 경쟁, 양안 긴장 국면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로켓군 지도부 축출 등 사정 작업으로 어수선한 군 부대의 사기를 높이고,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를 고취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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