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지 떠나 아쉬워요”…8개 시·도 128개 숙소 ‘뿔뿔이’

김지환·강현석 기자 2023. 8. 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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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개국 스카우트 대원 3만6000여명, 텐트 걷고 순차 이동
숙소는 대학 기숙사·연수원 등…“정부가 나중에 비용 정산”
11일 저녁 서울 상암 집결해 폐영식·‘K팝 콘서트’ 관람 예정
버스 1014대 ‘대이동’…경찰, 헬기 띄워 지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스카우트 대원들을 이동시키려 정부가 마련한 버스는 1014대다. 경찰은 안전을 위해 헬기 4대를 띄워 하늘에서 버스 이동을 지휘했다. 부안 | 한수빈 기자

“이제 좀 적응이 됐는데 야영지를 떠나는 게 아쉽습니다. 이곳에서 즐거웠습니다.”

8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지인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웰컴센터 인근 거리에는 각종 물품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며 야영지에서 빠져나오는 세계 여러 나라 스카우트 대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하늘에는 경찰 헬기가 맴돌았다.

호주에서 잼버리에 참가한 A(16)는 “처음에는 떠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새만금 잼버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만난 다른 나라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큰 배낭을 둘러메고 걸음을 옮기던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토퍼(16)는 “인천으로 간다고 들었다. 너무 아쉽지만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에 스카프와 배지 등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지난 1일 개막한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머물던 156개국 대원 3만6000여명은 이날 오후 비상대피를 마쳤다. 서울 여의도 3배 면적의 광활한 새만금 간척지에서 야영하던 각 나라 대원들은 오전 일찍부터 자신들이 생활했던 텐트를 걷었다.

정부비상대책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새만금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오전 9시쯤 대만 참가자를 태운 첫 버스가 출발한 이후 모두 1014대의 버스가 각 행선지로 순차 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명이다.

이례적인 대규모 이동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을 우려한 경찰은 헬기 4대를 띄워 하늘에서 이동을 지휘했다. 경찰 순찰차 273대도 이동하는 버스들을 에스코트했다.

버스는 국가별로 배치했고 숙소 도착 시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통역요원도 지원된다.

대원들은 수도권 등 8개 시·도 128개 숙소에 분산 배치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133명(17개 숙소·8개국), 경기 1만3568명(64개 숙소·88개국), 인천 3257명(8개 숙소·27개국), 대전 1355명(2개 숙소·2개국), 세종 716명(3개 숙소·2개국), 충북 2710명(7개 숙소·3개국), 충남 6274명(18개 숙소·18개국), 전북 5541명(5개 숙소·10개국)이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숙소는 정부 기관·공공기관·기업체·종교시설 연수원 등이며 가장 많은 숫자는 대학교 기숙사”라며 “비용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협의해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숙소와 화장실의 청결 상태를 점검하고 의료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숙소에 대한 순찰을 실시하고 식약처는 참가자들에게 제공될 식사의 질과 양, 음식의 위생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정부는 남은 4박5일 동안 참가자들의 잼버리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태풍이라는 큰 변수 때문에 프로그램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대원들이 8개 지자체로 흩어지는데 기존 프로그램 중 살릴 부분은 최대한 살리고, 지자체가 만든 프로그램도 적절히 섞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대원들은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상암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서울에 집결한 뒤 다시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지환·강현석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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