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나오고 숨 막히는 공장 내 숙소‥폭염에 더 서러운 이주노동자들
[뉴스데스크]
◀ 앵커 ▶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숨 막히는 환경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주 노동자들인데요.
냉방은 커녕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숙소에서 지내면서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금속부품 제조 공장.
발 디딜 틈 없이 쌓인 자재를 비집고 좁은 계단을 따라 들어가 보니 난데없이 사람 사는 공간이 나옵니다.
얼룩진 벽지, 부서진 벽면...
주방 문은 제대로 닫히지도 않습니다.
때 묻은 냄비 옆에 쥐덫이 놓여 있습니다.
[공장 거주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문이 안 닫혀요. 불량(고장)이 났기 때문에 자리가(문틈이) 있어요. 그래서 쥐가 다녀요."
6년 전 취업 비자로 입국해 지난 4월 이곳으로 일터를 옮긴 이주 노동자가 사는 집입니다.
실내 기온은 30도가 넘는데, 의지할 데라곤 낡은 선풍기가 전부입니다.
[공장 거주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더우니까 너무 힘들어요. 바람에서 먼지가 또 많이 들어와요. 이 환경 때문에 너무 슬픕니다."
덥다고 창문도 열 수 없습니다.
금속 가루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공장 거주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계속 그라인딩하기 (금속을 갈기) 때문에 이런 가루들이 계속 이쪽으로.. 일할 때는 또 이거(천막이) 없어요. 저쪽에 방 쪽으로 (가루가) 가요"
그래서 방 안이 푹푹 쪄도 틈새를 다 막고, 내내 마스크를 벗지도 못합니다.
[공장 거주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숨쉬기가.. 먼지 때문에 숨쉬기가 어려워요."
이런 방에 사는 대가로 매달 10만 원씩 낸다고 합니다.
[공장 거주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조금 더 내고 다른 데 살 수는 없어요?> "(집) 계약(을) 2년이나 1년 할 때 이거는 힘들어요. 여기서 일 없으면 사장님 이렇게 말해요. '다른 회사에 가'."
농촌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 역시 팍팍하긴 마찬가집니다.
한낮에도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를 따야 합니다.
[베트남 노동자 A씨 (음성변조)] <일하다가 쉴 때도 있어요?> "없어요." <계속 일해야 돼요?> "계속 계속 계속."
[베트남 노동자 B씨 (음성변조)] <물 많이 먹었어요?> "예 많이 먹었어요." <사장님이 줘요?> "아니요." <사 먹어요?> "네 사요."
3년 전, 캄보디아 노동자 속헹 씨가 한파로 숨진 뒤 비닐하우스 숙소는 전면 금지됐지만, 현장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김달성 목사/포천이주노동자센터] "주거 기본권이라는 게 있고 또 건강 기본권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기본권마저도 보장이 안 되는 이런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 와중에 정부는 공장이나 농장의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는 이주노동자 허가 규모를 올해 11만 명으로 60%나 늘렸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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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박정호
윤상문 기자(sang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234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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