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협박에 "극심한 공포"‥정신과 치료까지

김태윤 2023. 8. 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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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다 보니 상당수 상담교사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학생 상담을 위해 먼저 본인이 심리 상담을 받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지만,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상담교사는 지난해 친구들끼리 싸운 1학년 학생들을 화해시켰다가 한 학부모의 폭언에 시달렸습니다.

[초등학교 C 상담교사(음성변조)] "'우리 아이는 억울하다' 소리 지르고 '교장실에 찾아갈 거다', '너 사과해라', '교장실 가서 너 사과해라'"

며칠 뒤 다른 가족들까지 대동해 다시 찾아온 학부모는 4시간 넘게 화를 내며 서면 사과문을 요구했습니다.

[초등학교 C 상담교사(음성변조)] "펑펑 울면서 '제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서면 사과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너무 죽고 싶었어요. 그 누구한테도 이런 모욕과 협박을 당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이후에도 몇 달 동안 이 학부모의 위협에 시달린 교사는 비슷한 사람만 봐도 공포가 밀려오자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C 상담교사(음성변조)] "그래서 병원을 갔어요. 이러다가 내가 진짜 잘못될 수 있겠다 싶어서. 이번 서이초 사건을 보면서 내가 그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그때 나였을 수도.."

또 다른 상담교사도 학교폭력 가해 학생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리다, 올해 초부터 본인이 심리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A 상담교사(음성변조)] "(동료 교사가) 잘 지내? 이렇게 하는데 제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예요. 누군가를 돌보고 상담하는 상담교사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내가 지금 나 스스로를 못 돌봤구나.."

이처럼 상당수의 상담교사들이 우울증과 수면장애, 공황장애 등으로 상담센터나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A 상담교사(음성변조)] "주변에 정신과를 다니는 상담 선생님들 되게 많이 봤고요. 약물 먹으시는 분, 상담하시는 분들.."

하지만 교원치유지원센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상담은 1년에 단 8번.

절차가 까다로운 교권보호위원회에서 피해를 인정받아도, 같은 사안에 한해 7번 추가되는 게 전부라, 상당수 교사들이 사비를 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A 상담교사(음성변조)] "이게 한 회에 10만 원이거든요. 그냥 사비로 (상담을) 계속 받아야겠다. 이게 없으면 못 지낼 것 같아서."

교육당국은 현재로서는 교사들의 상담이나 치료 지원을 더 늘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

계속되는 교권 침해 속에 상담 교사들은 제대로 된 보호 장치도 없이 위험한 상담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누구 한 명이 또 제발 아프지 않았으면.."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편집: 안준혁 / 일러스트: 강나린 / 자료조사: 박경민, 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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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안준혁

김태윤 기자(kktybo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233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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