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잼버리 지침에 멍드는 K리그 팬들 [현장메모]

정필재 2023. 8. 8. 20: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장소 변경을 발표했다.

당초 11일 새만금에서 열리기로 했던 잼버리 퇴영식과 K팝 콘서트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 개최 장소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바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장소 변경을 발표했다. 당초 11일 새만금에서 열리기로 했던 잼버리 퇴영식과 K팝 콘서트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프로축구 K리그1 인기구단인 전북 현대가 홈으로 사용하는 구장이고, 11일 앞뒤로 전북은 안방에서 두 경기를 치르기로 돼 있었다. 전북은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을 치른 뒤 12일 수원 삼성과 K리그1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정필재 문화체육부 기자
하지만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두 경기는 취소됐다. 축구협회는 7일 전북과 인천에 FA컵 경기를 연기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미리 전주에서 짐을 풀고 경기를 준비하던 인천은 결국 인천 숙소로 돌아갔다. 남은 호텔 숙박 일정은 취소했고, 위약금도 인천이 떠안았다.

전북 역시 12일 K리그1 수원전을 연기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전북 홈페이지의 일정에도 이 경기는 삭제됐고, 티켓 예매도 중단됐다. 이렇게 프로축구가 한 차례 피해를 보는 듯했다.

이틀 뒤인 7일 일정이 또다시 변경됐다. 태풍 때문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 개최 장소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바꿨다. 김 장관은 행사 취소로 오해받는 게 걱정됐는지 “장소만 옮기는 것일 뿐, (잼버리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축구는 특성상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지 않는 이상 경기를 진행한다. 2010년 이후 안개와 폭설, 태풍 등 천재지변 등으로 연기된 사례는 고작 5차례에 불과하다. 9일과 12일 비가 와도 축구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북은 안방을 돌려받았다. FA컵은 연기됐고, K리그1은 다시 열기로 했다. 이로써 축구장은 정부가 필요할 때 언제든 쓸 수 있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팬들도 혼란스럽다. 이미 열차표와 숙소까지 구했다가 경기 취소로 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다시 예매하자니 기차표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비상계획이 훌륭하게 작동했다고 자평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축구계는 혼란에 빠졌다. 정부는 누구와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지 ‘협조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충성심이라면 고려 충신 정몽주 못지않은 축구팬들의 마음에 ‘공정과 상식’을 외친 정부가 불을 지른 셈이다. 정부는 축구팬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축구팬도 유권자다.

정필재 문화체육부 기자 rus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