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강한 '카눈'… 한반도 전역 물폭탄 예고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8. 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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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 9일 제주 직격
반경 350㎞ 전국 영향권
11일까지 폭우·강풍 예상
강원영동은 600㎜ 물폭탄
중대본 3단계 가동나서
정부, 위험지역 전수 조사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을 앞둔 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일대에서 차수벽이 시험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9일부터 한반도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 오후 5시부터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대본 비상대응단계도 2단계에서 최고 단계인 3단계로 높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남해안에 상륙한 후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태풍은 전국에 강풍과 매우 강하고 많은 비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을 살펴보면 강원 영동은 9~11일 200~400㎜, 많게는 600㎜ 이상, 강원 영서는 80~120㎜, 최대 150㎜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이외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서해 5도 80~120㎜(많은 곳은 150㎜ 이상), 충남 서해안·대전·충청 남부 내륙 100~200㎜, 세종·충청 북부 내륙 80~120㎜(많은 곳은 150㎜ 이상), 광주·호남 100~200㎜(많은 곳은 300㎜ 이상),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100~200㎜(지리산 부근 최대 400㎜ 이상·이외 지역 많은 곳은 300㎜ 이상), 울릉도·독도 80~120㎜, 제주 100~200㎜(산지 많은 곳은 300~400㎜ 이상)이다.

이 중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 경상 서부 내륙, 전라 동부, 제주 등에는 비가 시간당 40~60㎜까지 쏟아질 수 있겠다. 특히 강원 영동은 시간당 60~80㎜, 지역에 따라서는 최대 시간당 100㎜ 이상의 '물폭탄'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른 지역은 시간당 30㎜ 내외로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반시계 방향 회전에 따라 부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국내에 유입돼 산 등의 지형과 충돌하며 구름대가 들어오기 전부터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번 태풍은 2012년 9월 17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산바'와 비슷한 경로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카눈은 산바보다 중심기압이 더 낮지만 이동 속도가 느려 강수 지속 시간이나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게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재 남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고, 해양 열용량이 높아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상황이라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또 태풍의 반경도 350㎞로 매우 커 태풍 중심이 한반도의 어느 지역을 지나는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국이 태풍 영향권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다만 카눈의 세력,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세, 우리나라 북쪽에서 대기상층으로 유입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태풍 카눈의 경로가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한편 정부는 태풍의 한반도 북상에 대비해 재해위험지역 긴급 전수점검에 들어갔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들은 또 다른 수해 위험에 노출돼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지하차도, 하천변 등 위험지역에 대한 빈틈없는 사전통제와 선제적인 주민 대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나은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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