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새 삶을 나눠요"…장기기증, 또 다른 시작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장기기증은 꺼져가는 생명의 희망을 주는 뜻깊은 나눔입니다.
최근 남과 나누는 삶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50대 권은영 씨가 장기기증을 통해 100여 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는데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김경수 코디네이터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경수 과장이라고 합니다.
장기구득코디네이터라는 게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장기구득코디네이터는 뇌사자를 확인하고 그리고 확인된 뇌사자를 보호자분들에게 설명드리고 장기기증에 대해서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만약 장기기증에 대해서 동의해 주신다면 그와 관련된 전 과정을 도움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장기기증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계시는데요.
그렇다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어떤 기관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국내 유일의 장기구득기관으로서 뇌사 추정자를 통보받고 그리고 기증이 가능하도록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주로 하고 있는 역할은 의료진들을 교육하거나 뇌사자를 통보받고 직접 확인하거나 그리고 면담하고 그리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러 가지 일들을 맡고 계십니다.
최근 권은영 씨가 장기와 인체의 조직을 기증한 뒤에 세상을 떠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 이 절차를 담당을 하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실 갑작스러운 병으로 가족분들이 가장 힘드셨을 겁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평소에 나누는 걸 좋아하셨고 그리고 특히나 이제 죽는 그 순간에는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모두에게 다 나눠주고 가고 싶다라고 항상 말씀하셨고 또 2년 전에 기증 희망등록도 해 주셨다고 하십니다.
어머니의 상태도 받아들이기 힘든 그 순간에 가족분들은 어머니의 뜻에 따라서 장기기증과 조직기증을 동의해 주셨고요.
다시 한 번 그러한 숭고한 결정을 해주신 가족분들에게 감사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이 보호자들 입장에서는 쉬운 결심은 아닌데, 이렇게 결정을 하기까지 가장 큰 동기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도 궁금한데요.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정말 지금까지 많은 기증자분들, 뇌사추정자 가족분들을 면담하면서 느꼈던 점을 내 가족이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고, 어딘가에서 심장이 뛰고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내 가족을 떠나보내는 이 마지막 순간이 다른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라고 생각하시고 기증에 동의를 많이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뜻에 저희도 역시 보탬이 되고자 기증자분들, 그리고 기증자 유가족분들이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기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생전에 장기기증 신청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으로 들어오셔서 온라인으로도 신청 가능하시고요.
아니면 유선상으로 1544-0606으로 연락 주시면 해당 부분을 안내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증 희망등록도 중요하지만, 나의 기증 의사를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실제로 본인이 기증에 서약을 해도 가족이 동의를 하지 않아서 성사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 희망등록제도는 말 그대로 희망등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고, 만약에 뇌사 추정 상태가 되었을 경우에는 본인이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를 미리 표현해 놓기는 하지만 그 당시에 가족의 동의가 꼭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가족이 그 순간에 만약 기증을 결정하시지 않는다면 본인이 희망 등록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기증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가족에게 그러한 부분을 전달하는 걸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잘못 알려져 있는 것들, 가장 대표적으로 좀 많이 들으시는 얘기들이 있습니까?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보호자분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조금은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희망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식물인간과 뇌사상태를 흔히 혼동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식물인간과 뇌사상태는 둘 다 의식이 없는 상태이지만 엄격히 구별돼야 되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그 어떠한 나라보다 선진 의료기술을 가지고 있고, 뇌사 판정 기준도 매우 까다롭고 정확합니다.
그래서 뇌사일 경우에만 기증이 가능하고, 뇌사일 경우에는 그 어떠한 치료를 하더라도 소생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반면 식물인간 상태에서는 혼자서 호흡도 일부 가능하고, 외부에서 자극을 줬을 때 반응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들은 기증을 하고 싶더라도 기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기회에 오해가 좀 바로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비해서는 장기기증을 미리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들었는데요.
실제 현황은 어떻습니까?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10년도부터 매년 한 13만 명 정도가 기증에 동의해 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누적으로 220만 명 정도가 기증 희망등록을 해 주셨고요.
하지만 그러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못하신 분들도 관심은 있지만 못하신 분들은 저희가 꾸준히 기증 희망등록 캠페인을 통해서 기증 서약을 받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이런 희망신청에 비해서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기자에 비해서 기증자는 아직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하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기기증 희망을 신청하더라도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비율은 굉장히 낮습니다.
실제 예로 기증을 희망하는 등록 비중 중에 20대분들이 가장 많이 기증 희망등록을 해 주시는데, 무려 36%에 해당되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집에 가서 저는 오늘 기증 희망등록을 했고, 나중에 혹시나 그러한 순간이 되었을 때 기증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가정은 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뇌사상태가 되었을 때 가족분들이 그 상황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아무리 기증 희망서약을 했다 하더라도 기증이라는 결정을 내리시는 게 쉽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기증 희망서약을 하고 난 다음에 꼭 가족분들에게 알려주시고 저의 나의 의지를 꼭 한 번쯤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께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김경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과장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이라는 결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닙니다.
특히 기증이라는 결정을 해 주신 가족분들은 매우 힘든 순간에도 남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생각으로 다른 분들을 생각하며 그런 결정을 내려주셨습니다.
혹시나 주변에 기증을 결정하신 가족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해 주시고 존중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새 삶을 선물받은 수혜자분들도 기증자의 뜻을 이어받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새 삶을 나눌 수 있는 장기기증에 더 많은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