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적발' 라스, 선수단 제외...수원FC "무조건 계약 해지 대신 재발방지 초점"
[OSEN=고성환 기자] 수원FC가 음주운전을 저지른 핵심 공격수 라스(32)를 팀에서 제외했다. 다만 향후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 조건 없는 계약 해지 대신 다른 조치를 꺼내 들었다.
수원FC는 8일 오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라스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징계 논의 과정을 공개했다. 수원FC는 "라스(라스 벨트비크) 선수의 음주운전 적발에 대해 구단은 긴급하게 선수단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K리그에 근절되지 않는 선수 음주운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그간 구단의 꾸준한 선수단 교육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된 사안에 대해 구단은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인지하고 장시간의 논의를 거쳤다"라고 밝혔다.
일단 라스는 팀 훈련과 경기 출전에서 곧바로 제외됐다. 다만 조나탄 모야(전 안양) 등 이전 사례들과 달리 무조건 계약 해지 절차는 밟지 않을 예정이다.
수원FC는 "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선수의 훈련 및 경기 출전을 배제했다"라며 "최근 타 구단의 사례와 같은 아무 조건 없는 계약 해지는 향후 재발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따라 8월 10일에 있을 연맹 상벌위원회의 결과 이후 다시 한번 구단 선수단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모든 프로축구 선수는 공인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떠한 사유로도 음주운전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는 판단 아래 이번 결정을 내렸으며, 이번 일로 인해 수원FC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과 모든 축구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라고 고개 숙였다.
라스는 지난 7일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서울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그는 새벽 신사역 인근에서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동승자 없이 혼자 운전한 라스는 사고를 내지 않았지만, 체포 당시 만취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FC도 황급히 대책 회의에 나섰다. 관계자는 "(적발된 선수가) 라스 선수가 맞다. 후속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이 적발된 외국선수의 경우 계약 해지 후 퇴출이 일반적이다. 안양도 올해 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조나탄 모야와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수원FC는 다른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추후 연맹 상벌위원회와 구단 선수단 운영 위원회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조건부 계약 해지 등 다른 조치가 예상된다. 무조건적인 계약 해지는 오히려 선수에게 큰 손해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
실제로 외국인 선수가 음주운전 후 계약 해지로 팀을 떠나게 되면 해외에서 새로운 팀을 찾아 이적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부과하는 제재금도 피할 수 있다. 선수로서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 셈. 일각에서 팀을 나가고 싶어 하는 외국인 선수가 음주운전 후 계약 해지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이유다.
추후 징계와 별개로 수원FC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라스는 올 시즌 9골을 터트리며 주민규, 바코, 나상호(이상 11골)에 이어 득점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수원삼성과 더비에서도 복귀해 결승골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이적설로 마음이 떴던 라스가 복귀하자마자 터진 일이라 더욱 배신감이 크다. 그는 팀 분위기에도 해를 끼치면서 경기에서 제외됐지만, 김도균 감독과 면담 끝에 겨우 마음을 잡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돌아오자마자 대형 악재를 터트리며 8경기 무승을 끊어낸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수원FC는 승점 23점으로 강등권인 10위에 머물러 있다. 9위 제주(승점 31)와 격차는 8점에 달한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치고 나가야 하는 수원FC지만, '주포' 라스가 이탈하면서 힘을 잃게 됐다. 이미 선수 추가 등록 기간도 끝난 지 오래인 만큼, 김도균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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