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경남지역의 숨을 담는 캔버스…회화작가 장치길
[KBS 창원]작가가 나고 자란 바다, 어디나 있지만 어디나 다른 산이 대형 화폭에서 깨어납니다.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고 그 다음에 이때까지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통영 들어와서 작업하면서 민속이나 무속 쪽을 알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남길 것인가."]
장치길 작가에게 '지역'은 마르지 않는 작업의 '원천'이자 '이상'입니다.
소박한 항구를 마당으로 둔 통영 연명예술촌.
34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는 아름다운 통영 풍경과 뿌리 깊은 문화를 작품에 담습니다.
그에게 산은 생명의 상징. 작가의 시선은 늘 산 정상에서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장치길/회화작가 : "아래를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것. 먼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그 다음에 앞으로에 대한 희망을 바라볼 수 있고 자기가 가는 길에 대해서 관조를 할 수도 있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포착한 풍경엔 전통 문양과 별자리를 담아 생명 순환의 질서를 표현합니다.
["윗부분에 문양을 넣는 것은 어떤 바라는 희망사항들, 그다음에 자연에 대한 순환에 대한 질서에 대한 하나의 심벌로, 메시지로 넣고 있습니다."]
통영의 향토사와 남해안 별신굿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는 길잡이가 됐습니다.
민속의 근원과 심성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오방색을 주로 쓰는데요.
단청에 사용하는 천연 안료 석채와 분채로 깊이를 더합니다.
문양 작업이나 풍류 시리즈 작업할 때는 항상 청색과 홍색, 음양에 대한 대비.
["절의 단청 같은 경우에도 몇백 년을 가듯이 대신에 처음에는 명도가 좋은데 시간이 지나면 채도가 높아짐으로 해서 무게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색 자체가 빛을 받으면 발색을 해줍니다."]
통영 풍경에 문화와 역사를 더한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변주와 진화를 거듭해 왔는데요.
독창적인 화풍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건 언제나 자연과 생명, 순환과 공존입니다.
[장치길/회화작가 : "밑에 부분은 실제 보이는 부분이고 위에는 이걸 또 역으로 해놓은 겁니다. 하늘과 땅을 상징하고 가운데는 28수 천문도가 들어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자연과 더불어 같이 공존한다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가 이끄는 연명예술촌은 작가들의 작업 공간 겸 전시공간으로, 23년째 통영 미술을 견인해 왔는데요.
창작공간이 아쉬운 청년작가들에겐 작업에 집중하면서 예술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반가운 공간입니다.
[정영화/연명예술촌 입주작가 : "컨테이너 조그마한 거 빌려가지고 그 안에 들어가서도 해보고 했는데 너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작은 것만 하던 것에서 큰 작업으로 넘어가는 그런 계기가 될 수도 있었고... 저희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드리고 그런 부분이 참 많죠."]
통영 아트페어 현장. 통영 예술의 맥을 이으면서 척박한 미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장치길 작가의 실험이 벌써 열네 번째를 맞았습니다.
공모로 선정된 경남 작가들의 작품까지 합류해 미술문화 교류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청년작가들이 들어와서 또 지역에 있는 작가들이 좀 더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작은 규모라도 지역민들하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구조의 틀로써 미술 시장이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하고 같이 호흡을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40년째 작업실을 지킨 전업 작가의 붓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통영 미술문화에 기반이 되는 12공방을 모태로 해서 작가들과 서로 공존하면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그런 여건들과 그 다음에 지역의 정체성, 지역 미술문화에 대해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그의 치열한 고민은 지역의 예술 토양을 다지는 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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