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초전도체 아니다"

이준기 2023. 8. 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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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 'LK-99'에 대한 검증에 부정적인 기류가 짙어지고 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최근 공개된 3편의 해외 논문의 이론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에서 "LK-99이 모두 초전도체가 아니라 전자가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모트 부도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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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LK-99' 모습 퀀텀에너지연구소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 'LK-99'에 대한 검증에 부정적인 기류가 짙어지고 있다. 해외 연구그룹들이 진행한 재현 실험에서 "초전도체가 아니다"는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한껏 기대했던 국내발 '상온 초전도체 개발'은 물거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리이론센터(CMTC)는 8일(현지시간) 연구소 공식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진행된 재현 실험에서 LK-99가 초전도가 아니다"라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CMTC 측은 "LK-99는 실온과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며 "저항성이 매우 낮은 저품질 재료다. 슬프게도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K-99의 반자성 특성에 대해서도 "흥미롭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닌 별도의 신물질일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CMTC는 LK-99와 관련한 구체적인 연구내용과 데이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CMTC는 앞서 지난 6일에는 "LK-99가 완전히 거짓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는데,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최종적으로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NTU), 베이징대학 국제양자물질센터(ICQM), 인도 국립물리연구소(NPL)가 진행한 LK-99에 초전도성 징후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앞서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는 "LK-99를 재현하기 위한 초기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연구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어떤 연구도 이 물질이 초전도성을 지닌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학회를 중심으로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최근 공개된 3편의 해외 논문의 이론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에서 "LK-99이 모두 초전도체가 아니라 전자가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모트 부도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의 연구진이 보고한 실험 결과와 비슷한 결과다.

검증위는 LK-99 시료를 재현해 초전도 특성을 측정하는 검증과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시료를 제공받아 교차 측정하는 등 투 트랙으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시료 제조에 필요한 재료의 수급이 어려워 최초 검증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주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LK-99가 초전도체 특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한 시네이드 그리핀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박사도 "초전도성을 입증하거나 증거를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국내외 연구그룹들의 결론이 이어지자, 이날 초전도체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곤두박질치며 일제히 급락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초전도체에 대한 회의적인 주장과 무관하게 테마주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오후 2시 이후 일제히 주가가 동시에 주저 앉는 모습을 보였다. 덕성은 전날보다 3500원 하락한 8400원, 서남은 3780원이 내린 8830원으로 각각 마감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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