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조현범, 임직원 해외출장 업무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지인에 대가 제공”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한국도자기 오너 3세 김영집씨로부터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임직원의 해외출장 항공권 발권 업무를 특정 업체에 몰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지인에게 수천만원의 대가를 주도록 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8일 경향신문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조 회장과 김씨 등의 공소장을 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회장과 김씨가 사업상 의존적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 연장선에서 조 회장이 김씨의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조 회장이 내야 할 돈을 김씨가 회삿돈으로 대신 내줬다는 것(업무상 배임·횡령, 배임증·수재)이다.
먼저 김씨는 2016년 한국앤컴퍼니 임직원의 해외출장 항공권 발권 대행·비자 발급 업무를 담당한 업체 중 한 곳인 A사 오너로부터 한국앤컴퍼니와의 거래를 늘려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조 회장의 지인인 B씨 명의로 회사를 만들어 A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으면 B씨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며 조 회장을 설득했고, 조 회장은 이를 승낙했다고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씨는 2016년 8월 B씨 아버지를 대표로 내세워 여행사 C사를 설립한 다음, C사가 A사에 항공권 발권을 위탁할 업체를 소개하면 항공권 총금액의 1.5%를 수수료로 받는 제휴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이후 한국타이어는 2016년 11월부터 3개 업체 중 A사에게만 항공권 대행 업무를 맡겼고, 2017년 2월에는 본사 및 계열사들의 항공권 발권 업무도 이 업체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A사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C사에 9161만원을 항공권 발권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고, 김씨는 그 중 7896만원을 조 회장의 지인 B씨에게 지급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게 했다고 검찰은 봤다.
또한 김씨는 조 회장에게 2017년 9월 회사 운영자금 10억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조 회장은 같은 달 한국타이어 계열사 회삿돈 10억원을 무담보로 빌려줬다고 한다. 이후 조 회장은 김씨에게 “그 돈으로 잠시만 지인이 쓸 집을 얻어달라”며 서울의 한 아파트를 임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씨가 사업상 편의를 제공해달라고 청탁하면서 회삿돈 약 6억원으로 아파트를 임차해 조 회장 지인들이 무상으로 살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공소장에는 김씨가 2016년 9월 자신이 이사로 있는 회사 직원을 시켜 C사 명의 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이 회사 통장과 현금카드를 자신의 회사 직원이 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기재됐다. 또 극동유화그룹 2세인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가 조 회장에게 사업상 청탁을 하고 조 회장의 지인들에게 자동차를 무상으로 제공해 회사에 4168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자녀 등하교 등 목적으로 운전기사를 채용해 회사에 총 980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담겼다.
박용진 의원은 “아주 지저분한 재벌-법조 카르텔의 민낯을 봤다. 김씨는 과거 코스닥 상장사 ‘엔디코프’주가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때도 ‘MB 사위’ 조 회장, ‘김앤장 오너 일가’ 장 대표는 주가조작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았다”며 “회삿돈은 재벌가 2·3세의 쌈짓돈이 아니다. 남의 돈은 함부로 써도 된다는 그들만의 특권의식에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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