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변호인-검찰 충돌에 또 파행
[앵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재판이 또다시 공전했습니다.
대북송금을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 이 전 지사의 공개 증언이 나올지 주목받았던 재판이었는데요.
변호인과 검찰의 충돌 끝에 재판이 파행됐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5일, 변호인 해임을 두고 법정에서 부부싸움을 벌인 끝에 파행됐던 이화영 전 부지사의 뇌물혐의 재판.
[이화영 전 부지사 아내 : "저도 모르겠어요, 왜 저 사람이 저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2주 만에 재판이 재개됐지만 결과는 또 파행이었습니다.
이번엔 변호인과 검찰이 충돌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으로 나온 김형태 변호사는 "재판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기피신청서를 냈습니다.
또 검찰의 지속적인 회유와 압박으로 이 전 부지사 자백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의견서와 변호인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김 변호사의 의견서에 대해 "이 전 부지사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자"고 재판부에 요구했고, 김 변호사가 "당신이 변호사입니까?"라고 소리치면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이 '당신'이란 말을 문제 삼자 김 변호사는 "하나님께도 당신이라고 한다"고 맞받아쳤고, 검찰이 김 변호사를 향해 "진술조서를 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자 김 변호사는 "이런 재판은 처음"이라며 재판부에 항의한 뒤 퇴정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기피신청에 동의하지 않고 의견서는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라고 밝히면서 의견서는 반려되고 기피신청도 철회됐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 논란으로 재판이 공전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최악의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임해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부지사의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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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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