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산은 줄고, 조직도 축소될 판···.새터민 급감에 갈림길 선 하나원
北국경봉쇄 등 영향···일시적 현상 분석도
교육·보조금 등 세부 개편 필요성 부각
통일부, 대북심리전 재개에는 "법률 검토중"
국내에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새터민) 수가 급감하면서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정부 사업이 갈림길에 섰다. 새터민 지원 예산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새터민 정착 지원 사무소인 ‘하나원’의 조직·기능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새터민 수 감소는 코로나19에 따른 북중 간 국경 봉쇄, 한중 관계 냉각에 따른 중국의 탈북민 대북 송환 방침 등에 따른 현상인데 이 같은 단기적 요인만 감안해 관련 예산·조직을 크게 축소할 경우 향후 새터민 재급증 시 충분한 대응에 한계를 맞을 수도 있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통일부 등의 2022 회계연도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새터민 정착 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배정한 전체 예산 약 948억 4000만 원의 실제 집행률은 77.5%(약 734억 70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90% 수준에 머물던 예산 집행률이 2021년 77.7%로 급감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최저 수준을 경신한 것이다. 이 중 하나원의 사회 적응 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 사업 예산(약 136억 9000만 원)의 집행률은 전체 집행률보다 낮은 73.2%(약 100억 2000만 원)에 머물렀다.
예산 집행이 저조했던 원인으로는 예상보다 탈북민 입국자가 급감한 점이 꼽힌다. 2019년 1047명이었던 탈북민 입국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229명, 2021년 63명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까지 줄었다. 2000년대 중후반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새터민이 급감한 셈이다. 정부도 이 같은 추이에 발맞춰 2020년부터 새터민 정착 기본지원금, 고용지원금, 교육 훈련 예산 등 전반을 삭감해왔다. 통일부는 하나원의 상징적 의미 등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역할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한 것”이라며 조직의 축소 개편을 시사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탈북민 입국자 급감을 북한과 중국의 국경 봉쇄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섣불리 조직을 축소할 경우 새터민 수가 회복했을 때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일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한 내부의 경제위기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국경 봉쇄 해제 이후 탈북민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이에 취업 교육이나 직업 역량 강화 사업 등 새터민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늘리는 형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통일부는 정부의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에서 실집행률이 83.1%로 전체 부처 중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는 취업 지원 및 직업 역량 강화 사업 등의 실집행률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최근 통일부는 새터민의 성공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1인 세대 기준 800만 원씩 지급했던 정착기본금을 100만 원씩 인상했다. 또 긴급생계비 지원, 거주지원금 등을 늘려가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현재 비대한 조직에 대한 개편은 필요하다면서도 “탈북민들의 심리나 정서 상황에 맞도록 보조금이나 교육 등에 있어 현실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예로 취업장려금의 경우 4대보험·근속연수 등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등 교류협력제도 개선도 예고하고 나섰다. 개정안에 따라 교류협력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는 사람은 접촉 신고 시 제한을 받는다. 제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보면 △형 집행 종료·면제 시부터 1년 △과태료 납부 시부터 6개월 범위 내 등이다.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사유로는 ‘방북, 반출입, 협력 사업, 수송 장비 운행 승인 조건 위반’이 추가된다. 현행법은 신고하지 않고 북한을 왕래하거나 북한 주민과 접촉한 경우, 혹은 부정한 방법으로 신고한 자에 한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아울러 법 위반 행위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남북교류협력위반신고센터가 17일 운영에 들어간다. 대북 심리전 재가동 등과 관련해 통일부는 “법률을 검토 중”이라며 “추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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