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수업방해 학생 퇴실·귀가… 학부모 소환도 필요”

교육부 ‘교원 생활지도 고시’ 포럼
교육계 “학부모 책임 강화” 주장
현장 의견수렴 후 2학기에 반영
이주호 “특수교사 정원 대폭 확대”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교사의 생활지도 방안을 담은 고시를 마련 중인 가운데 교육계에서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한 퇴실·귀가는 물론 학부모 책임을 강화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육부는 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 주관으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 마련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앞서 교육부는 교사들이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 행위로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일 등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 중 교사가 할 수 있는 생활지도 범위·방식을 담은 고시를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교사와 학부모, 교육 전문가 등이 참석해 고시에 반영돼야 할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 마련을 위한 포럼에서 신태섭 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연구소 부소장이 학생생활지도 관련 해외사례와 고시 마련 시사점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보미 대구 감천초 교사(대구교사노조)는 “교사의 구두주의에도 수업 방해 행위가 개선되지 않으면 교실 내에서 즉시 분리하고, 구두주의·경고 3회 이상 누적 시 학교 내 별도 공간으로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개선되지 않으면 학부모 소환, 학생 귀가 조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태섭 이화여대 교수도 “교육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학부모의 의무와 책임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손덕제 울산 외솔중 교사(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수업시간에 떠드는 등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학생에게 △교실 퇴실 명령 △반성문 등 과제 부여 △방과 후 별도 상담 △학부모 내교 상담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및 학생 징계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고시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유치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는 수렴된 의견을 고시에 반영하고, 2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권 관련 대책이 주로 일반 초·중·고교 위주로 짜여 있다는 지적에 따라 특수교사의 고충도 반영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특수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특수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데 제도적 한계가 있었다”며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제정 시 특수교육대상자를 고려하고, 특수학생의 문제행동 대응을 위한 세부적 가이드라인은 연말까지 따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수교사 정원을 늘려야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고 교권 문제도 해소 가능하다”며 “특수교사 정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는 유치원 교사에 대해서도 이달까지 ‘유아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지침’을 내놓는 등 별도의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전국 교사들로 구성된 ‘공교육 정상화 교육주체연대’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교권 확보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제인 9월4일을 임시 재량휴업일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9월4일을 ‘교육공동체 상호존중의 날’로 정해 비정상적인 학교 상황을 알리고 교육 주체들의 각성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