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방에 스카우트 대원이? 기숙사도 ‘잼버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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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북 새만금 영지를 떠나 전국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들을 수용하기로 한 일부 대학들이 기숙사 재학생들이 이미 사용 중인 다인실의 빈 침대를 스카우트 대원에게 내어주는 등 일방적인 협조를 요구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560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짐을 푸는 서울시립대는 빈 방으로는 부족해 이미 재학생들이 사는 다인실 방의 빈 침대까지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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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악몽]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북 새만금 영지를 떠나 전국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들을 수용하기로 한 일부 대학들이 기숙사 재학생들이 이미 사용 중인 다인실의 빈 침대를 스카우트 대원에게 내어주는 등 일방적인 협조를 요구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560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짐을 푸는 서울시립대는 빈 방으로는 부족해 이미 재학생들이 사는 다인실 방의 빈 침대까지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내줬다. 이 대학은 이날 오전 기숙사생들에게 “참가자들은 일부 지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14~19세 청소년들”이라며 “공실에 먼저 배정을 하지만 인원수가 많아 다인실 공석에도 배정될 수 있다. 뜻밖에 만난 어린 친구들이니 만큼 따뜻하게 맞아달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스카우트 대원들이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러한 공지가 급작스럽게 내려오면서 이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정부가 천억씩 가져다가 국격을 갯벌에다가 버리고 수습은 공립대생이 하는 것”이냐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지갑이랑 귀중품이 다 (방에) 있어서 불안해서 손에 안 잡힌다”고 했다.
이 대학은 잼버리 참가자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까지 교내 학생식당 운영도 중단하는데 이를 두고도 불만이 나온다. 한 학생은 “돈 아끼려고 학식 먹는 사람인데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잼버리 참가들이 오는 건 오는 거고 내가 왜 이런 것까지 감수해야 하느냐”고도 했다. 일부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공산주의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학교 안팎으로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자 원용걸 시립대 총장은 이날 오후 기숙사생들에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우리의 원만한 행사 마무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실정”이라며 “이에 크고 작은 학생 여러분의 불편이 예상되오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명지대는 여학생들만 쓰는 기숙사층에 남성 스카우트 대원들이 입실할 수 있다는 점을 2시간 전에 공지해 논란이 일었다. 명지대 기숙사에 사는 한 학생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기숙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층 혼숙 사안까지 당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인천대는 기숙사 거주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별도 공지를 하지 않고, 기숙사 건물 내부에만 ‘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문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붙여 반발이 나왔다.
이날 서울시는 스카우트 대원 3090명이 관내 12개 대학 기숙사 등에 분산 수용된다고 밝혔다.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의 대학의 경우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빈 기숙사를 숙소로 활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김우리사랑 강신범 박시은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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