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병언 차명주식 의혹' 제기했지만…정부, 9억대 소송 잇단 패소

1·2심 잇따라 패소…법원 "주식 실질소유자 유병언 아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3.7.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정부가 세월호 참사 관련 수습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명 의혹 주식을 확보하려 소송을 제기했지만 잇따라 패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김인겸 이양희 김규동)는 정부가 이강세·이재영 전 아해(현 정석케미칼) 대표와 이순자 전 한국제약 이사 등 5명이 보유한 정석케미칼 주식 19만1417주에 대한 주식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주당 가격은 5000원으로 9억5700만원 상당이다.

앞서 정부는 2017년 정석케미칼 주식은 유 전 회장이 자신의 측근인 이강세·이재영 전 대표와 이순자 전 이사 등에 차명으로 맡긴 것이므로 구상권 청구액을 확보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 전 회장이 그룹 임직원에게 세모그룹 계열사인 아해 등의 주식을 명의신탁했고, 이 전 대표 등이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룹 실질소유자로서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편취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순자 전 이사가 "주식 2만주의 실제 주인은 유 전 회장"이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구원파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교단이 맡긴 주식이므로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에 참여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주식을 맡긴 곳은 정석케미칼이므로 유 전 회장과는 관련 없다고 반박했다. 나머지 피고인들도 유 전 회장이 아닌 교단이 맡긴 것이라고 맞섰다.

2021년 1월 1심은 이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주식에 관한 주권과 서류를 정석케미칼이 모두 보관하고 있었다"며 "정석케미칼이 피고인들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6일 2심도 "제출된 증거에 비춰보면 주식에 관한 실질소유자인 명의신탁자는 정석케미칼"이라며 "주식 소유자가 유 전 회장 또는 구원파임을 전제로 하는 청구는 이유 없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정부와 교단 측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