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인선실패·뒷북사과… ‘사이다’ 이재명, 김 빠졌나

배민영 2023. 8. 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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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김이 다 빠진 건가.

이 대표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일주일이 지나서야 사과하자 앞선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코인) 사태에 대한 '뒷북 사과'와 겹치며 또다시 미흡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과 대한노인회 등은 민주당 인사들의 과거 노인 폄하 발언들을 상기시키며 김 위원장과 당을 겨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지만, 이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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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논란에 리더십 최대 위기
돈봉투·김남국 코인·김은경 설화
침묵하다 수일 지나 “유감” “사과”
이래경 등 부실 인사검증도 도마
“본인 사법리스크 탓 단호히 못해”
혁신위 넘어 李체제 회의론 확산

사이다 김이 다 빠진 건가.

‘사법 리스크’로 리더십 불안을 이어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발(發) ‘설화 리스크’로 인해 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 대표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일주일이 지나서야 사과하자 앞선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코인) 사태에 대한 ‘뒷북 사과’와 겹치며 또다시 미흡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선 지금이라도 김 위원장에 대한 해촉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이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세 번째)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 내에선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논란 초기부터 이 대표가 조속히 사과하고 김 위원장을 해촉해야 한다는 요구가 상당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김 위원장 측은 “사과할 일 아니다”, “유감스럽다”는 등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다가 나흘 만에야 대한노인회를 찾아 정식 사과를 했다.
이 기간 이 대표는 휴가 중이었다. 여당과 대한노인회 등은 민주당 인사들의 과거 노인 폄하 발언들을 상기시키며 김 위원장과 당을 겨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지만, 이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부 핵심 당직자는 예정됐던 휴가를 취소하고 ‘김은경 사태’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왼쪽)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 뉴스1
일각에선 이 대표가 휴가를 마친 뒤 대한노인회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현되진 않았다. 대신 이 대표는 당무에 복귀한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의 입장 표명 요구에 “좀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시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뒷북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돈봉투 의혹 속에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4월12일 이뤄졌는데, 이 대표는 그로부터 닷새 후인 17일에 사과했다.

자신의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은 5월5일 제기됐는데, 이 대표는 14일에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중앙대 후배로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맡은 최측근 인사다. 김 의원은 코인 의혹으로 탈당했지만, 지금도 이 대표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두고 있다.
혁신위는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당내 비위 의혹에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 출범했는데, 혁신위 자체가 당에 리스크로 작용하자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잇따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출범시킨 혁신위가 엉망진창이고 온갖 구설에 휘말리고 당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이 혁신이면 빨리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저는 처음부터 이 대표가 당대표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이유는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부당하든 어쨌든 당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방탄정당으로 휘몰아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엔 “김은경 혁신위는 명백한 실패”(홍영표 의원), “혁신의 대상은 혁신위”(이원욱 의원) 등 질타가 쏟아졌다.

이밖에 이 대표의 거듭된 ‘인선 실패’도 지적된다. 이 대표가 김 위원장에 앞서 혁신위원장에 위촉했던 이는 사단법인 ‘다른백년’ 이래경 명예이사장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천안함 자폭’ 운운하는 게시글로 논란이 일자 위촉된 지 9시간 만에 사퇴했다. 이 이사장은 해당 글을 ‘전체공개’로 설정해 누구나 인터넷 검색만 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재명 민주당’은 이를 검증하지 못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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