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대신 홍대로”…서울 한복판에 모인 잼버리 대원들
“레이디스 팔로우 미. 젠틀맨 팔로 미.”
8일 오후 2시30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기숙사 지하 식당 입구에 모인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 40여명이 홍익대 홍보대사단의 안내를 받아 기숙사로 향했다. 몸통만한 배낭을 등에 짊어진 대원들은 챙 달린 모자와 선글라스를 머리에 쓰고 있었다. 이들은 홍보단의 안내를 받아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사로 향했다.
앞서 오후12시50분쯤 홍익대 캠퍼스에 도착한 이들은 강당에서 기숙사 이용 수칙 등 공지사항을 들은 뒤 기숙사 지하 학생식당으로 이동했다. 빨간 스카프를 두른 대원들은 오렌지와 비스킷 등 본인들이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면서 불어로 연신 옆 친구와 재잘거렸다. 대원들은 강한 태양볕에 양쪽 볼이 붉게 익은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홍익대는 전날 급작스럽게 숙소 제공을 요청받았지만 국가적 행사인 만큼 스위스 대원 280명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저녁 메뉴로는 돈가스를 준비했다.
“11층인가? 오케이 일레븐 플로어.” 홍익대 홍보대사단도 이날 학교를 찾아 대원들을 안내했다. 주로 불어를 사용하는 대원들에게 한국인 학생들이 방을 안내하느라 영어, 불어, 한국어가 동시에 들렸다. 강나연 홍익대학교 홍보대사단 단장(22)은 “오늘 날씨가 많이 더워서 걱정됐는데 대원들이 밝고 긍정적으로 잘 있어 줘서 오히려 좋은 기운을 받아 가는 것 같다”며 “홍대에서 대원들이 좋은 기억을 만들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45분. 두번째로 들어온 버스에서 35여명이 내렸다. 대원들은 오랫동안 이어진 여정에 지친 기색이 가득했지만 버스에서 내린 뒤 이내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버스 수화물 칸 앞에 일렬로 선 대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짐을 내려 오른쪽 사람에게 전달하며 가져온 짐을 한쪽에 모았다. 대원들은 한 눈에 보아도 무거워 보이는 짐을 옮기며 옆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한 여성 대원은 짐을 옮긴 뒤 팔뚝에 도드라진 근육을 동료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한글로 ‘스위스’라고 적힌 빨간 스카프를 돌돌 말아 목에 멘 대원들은 각국의 대원들과 여러 유니폼을 교환한 모습이었다. 영문으로 ‘멕시코 대표단’ ‘대만 대표단’이라고 적힌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는 대원들과 캐나다 국기를 가방 주머니에 걸고 있는 대원들이 눈에 띄었다.
오후 5시30분까지 스위스 대원 80여명이 홍익대에 도착했다. 버스 5대에 나눠 탑승한 나머지 대원 200여명이 모두 도착하면 휴식을 취한 뒤 서울시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서울시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까지 전달받은 바는 없다”면서 “학교 밖에는 280여명이 전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없어 기숙사 식당에서 삼시세끼를 모두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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