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새만금 같은 간척지 '야마구치 잼버리' 다녀왔는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세계잼버리) 개최지로 확정되던 2017년, 같은 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비슷한 간척지에서 열렸던 일본 잼버리 현장시찰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시찰 과정에서 이번 새만금 잼버리에서 문제가 된 폭염과 언어자원봉사자 부족 등에 대한 부분도 거론됐지만, 준비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결국 혼란을 빚게 됐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2018년 1월 작성한 '해외시찰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2월18~20일 당시 여가위 소속 국회의원 7명과 공무원 2명이 일본 야마구치현과 후쿠오카를 방문했다. 출장단엔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인순(단장), 정춘숙, 권미혁, 이재정 의원과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김승희, 윤종필 전 의원, 정의당의 추혜선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방문목적은 '2023년 새만금 잼버리 준비를 위한 사전 자료조사 및 일본의 청소년 정책 관련 입법자료 수집'이다. 앞서 같은 해 8월 새만금이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생긴 출장인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23회 일본 잼버리'를 개최한 야마구치현을 방문해 부지사 및 잼버리 담당자들과 면담을 하고, 키라라하마 잼버리장 라운딩 및 시설을 방문했다. 키라라하마가 새만금과 같은 간척지란 점에서 부지나 기온 등 관련 조사도 함께 이뤄졌다.
특히 결과 보고서엔 일본 잼버리에서 발생한 무더위와 통역 인력 부족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부지사 면담 내용 중엔 "2015년에 잼버리대회를 개최했던 곳도 한국과 같은 간척지로 소금이 굉장히 많아 대회장으로서는 굉장히 힘들었다"고 언급한 부분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조사에서 일본 측은 무더위 대책으로 간척지 특성상 나무가 없었기 때문에 2012년 전국식목행사를 개최해 참가자들이 1그루씩 나무를 심게 했다고 밝혔다. 또 대회장에 참가자들이 쉴 수 있는 큰 흰색 천막을 만들었다고도 조언했다. 전북도 역시 새만금 잼버리를 유치하며 영지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개영식날까지 나무는 없었고 그늘 부족은 개영 초기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또 야마구치현의 경우엔 인근에 조성된 키라라하마 박람회 기념공원 내 돔 시설이 대형 대피소 등으로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당시 야마구치현의 최고 기온이 30~40도까지 오르며 참가자 3만3000여명 중 3248명이 열사병과 탈수, 화상 증세를 호소했다.
언어자원봉사자 등 인력 부족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당시 일본 잼버리 관계자는 "야마구치현 내에 상점을 간다든지, 다른 관광지에 가는 프로그램을 개최했는데 언어자원봉사자가 더 필요했다"고 아쉬워했다. 전날(7일) 정부는 영어능통자를 중심으로 중앙 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추가 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실제 현장에선 스카우트 대원들과 소통 가능한 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척지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키라라하마와 새만금의 상황이 많이 달랐다는 점도 확인 가능했다. 당초 농경용지로 조성됐던 키라라하마는 1988년 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관광레저용지로 용도가 바뀌었다. 2001년부터는 박람회, 철인 3종 경기 세계대회,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등을 개최하며 경험을 축적했다. 농경용지인 새만금과 달리 배수 걱정도 거의 없었다.
게다가 2013년에 키라라하마에선 이미 아시아·태평양 사전 잼버리가 열렸다. 보고서엔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을 조사하면서 대집회장의 위치가 야영장에서 가까운 중앙구역으로 바뀌었고, 돔 체육관이 참가자들이 시간을 보내는 분단과 거리가 멀어 (대신 잼버리) 본부의 위치를 분단과 가까운 곳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도 지난해 이미 2021년 한 차례 미뤄진 사전 행사가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COVD-19)로 결국 취소됐다.
폭염과 태풍, 준비 미비 등으로 논란을 빚은 세계잼버리는 사상 초유의 숙영지 이동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56개국 참가자 3만7000여명을 전국 8개 시도로 이동시켰다. 숙소는 총 128개이며, 각 지역에서 참가자들은 문화와 활동 프로그램 등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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