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정상 테이블에 오염수 올리려는 日… 韓 “다른 차원 문제”
日정부선 방류 안전성 설명 전망
정당성 확보 이벤트로 활용 의도
美선 3자 아닌 양자 문제로 인식
양국 회담서 크게 다룰지 등 주목
정부, 韓·日 실무기술협의 브리핑
“구체적 협력 방안 공감대 형성”
일본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거듭 설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3국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회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8일 일본 정부가 3국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지지와 관련한 내용을 넣으려 하고 실제 해당 의제가 3국 간 조율 중인지에 대한 질문에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의중이 있을 수는 있어도 정부 간 협의 채널에서 공식 논의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은 정상회의 개최 취지에 맞는 적절한 문서를 발표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정상회의 개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3국 회의 공식 의제로 이 문제를 협의 중인 것과 무관하게 일본은 3국 정상회의에서 오염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각각 만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염수 방류 계획에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점을 거듭 설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오염수 방류 개시의 정당성을 얻는 대외 이벤트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택한 것이다.
일본 보도 내용은 오염수 문제를 양자 회담에서 다루겠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일본으로선 3자 회의에서 이 문제가 언급되면 더 큰 효과를 얻는 셈이 된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일본으로선 (3국 회의에서 오염수 문제를 다루기를) 원할 것”이라면서도 “3국 회의의 주된 내용은 그게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3국 정상회의에서 오염수 방류가 다뤄질 것인지 여부에 미국의 의중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발표 직후부터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에 대해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믿는다”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거듭 지지해 왔다. 다만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미국은 오염수 문제를 양자 차원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 3자 회의의 의제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홍주형·이현미·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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