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상륙' 무고사의 잊고 싶은 日 생활 "이니에스타도 못 뛰던 곳...돌아와 행복해"
[OSEN=고성환 기자] 인천에 다시 상륙한 스테판 무고사(31)에게 지난 1년간 일본 생활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5라운드 경기에서 전북 현대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인천은 4연승 도전이 좌절되며 승점 33점으로 8위 자리를 지켰다.
인천은 올여름 복귀한 무고사를 풀타임 기용하는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끝내 전북 골문을 열지 못했다. 407일 만에 K리그 복귀전을 치른 무고사는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날카로운 시저스킥을 터트리는 등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최전방에서 전북 수비수들과 강하게 부딪히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 후 조성환 감독은 "(무고사가) 아무래도 활동량에 대해 우려가 많았는데 생각보다 잘했다. 다만 공 소유나 연계, 경합 상황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나아지리라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무고사는 "복귀전을 치러서 굉장히 행복하다. 기쁘지만,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모두가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어려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원하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어쨌든 최선을 다했지만, 개인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고사는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또 팀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시 한번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 앞으로 K리그에 오래 머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몸 상태는 어떨까. 무고사는 "아직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다. 어렵고 좋지 못하다. 아직까진 상대방보다는 내 자신과 싸움을 하는 것 같다. 컨디션을 회복하기 쉽지 않은 날씨다. 부상 직후 한 달가량 훈련을 못 했고, 2주 전에 막 복귀해 어려움이 있다. 전반적으로는 건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밝은 얼굴이었던 무고사지만, 일본 시절 이야기에는 마음껏 웃지 못했다. 그는 약 1년 전 일본 빗셀 고베 유니폼을 입었지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경기 정도밖에 뛰지 못했고 득점도 하나도 없었다. 결국 무고사는 오랜 기다림 끝에 고베와 계약을 해지하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무고사는 "일본에 가기 직전 대표팀을 포함해서 20경기에서 18골 가까이 넣었다. 당시 나를 데려갔던 스페인 국적 감독(미겔 앙헬 로티나)이 계약서에 사인하는 새에 경질당했다"라며 "새로 온 일본 감독(요시다 다카유키)은 일본 선수들 위주로 기용했고, 지금도 외국인 선수는 센터백 한 명만 쓰고 있다.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도 경기를 못 뛰는데 내가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비단 무고사만의 일이 아니었다. 그는 "많은 외국인 선수들 대부분이 감독과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나는 워낙 좋은 컨디션으로 넘어갔기에 조금 다를 거라 기대했지만, 예외는 없었다. 항상 배제됐다"라고 털어놨다.
2023시즌에도 달라진 점은 없었다. 무고사는 "겨울 전지훈련에서 6골을 넣으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서 다시 기회를 주겠다고 이야기 들었다. 그러나 막상 리그가 시작되니 일본인 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기회는 오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했다.
올 시즌 고베는 오사코 유야와 무토 요시노리가 각각 리그 16골 4도움, 8골 9도움으로 맹활약 중이다. 자국 선수들을 중용하기 마련인 요시다 감독 밑에서 무고사가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무고사는 일본에서 아픔은 잊고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겨울에도 (인천) 복귀를 기대하긴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어쨌든 결론짓자면 고베에 행운을 빈다. 하지만 기억하거나 언급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앞으로는 아름다운 한국에서 좋은 기억들을 써 내려가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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