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논문저자 권교수 특허권 욕심?… `LK-99` 개발자, 출원인 등재 독자행보 논란

권영완 교수, 공동저자 이석배 대표·김지훈 소장 배제
퀀텀에너지 외 출원인 추가… 변리업계 "드문 케이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공개한 초전도체 모습. 퀀텀에너지연구소 제공

상온 초전도체 'LK-99' 개발자 중 한 명인 권영완 고려대 교수가 지난달 31일 특허청에 출원된 LK-99 관련 특허에 대해 자신을 출원인으로 기재한 문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권 교수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아카이브)에 LK-99 관련 논문 2편을 다른 저자의 동의 없이 올린 뒤 얼마나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발명자인 권 교수가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출원인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LK-99 특허에 대한 권리는 애초 출원인으로 등재된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권 교수가 공동으로 갖게 돼 향후 독점적으로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8일 변리업계에 따르면 권 교수는 지난달 31일 특허청에 2021년 8월, 2022년 8월 출원한 '상온 상압 초전도성 세라믹화합물 및 그 제조방법'에 관한 2건의 특허에 대한 '출원에 대한 특허 정보제출서'를 냈다.

정보제출서에는 발명자로만 돼 있는 권 교수를 출원인으로 기재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허청은 접수된 정보제출서를 지난 1일, 2일에 각각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LK-99 관련 특허 출원인은 퀀텀에너지연구소 외에 권 교수가 추가됐다.

출원인은 말 그대로 특허를 출원한 출원 주체로, 추후 특허 등록이 되면 특허권자로서 특허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출원인은 개인이나 기관, 법인 등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될 수 있다. 공동 출원인 경우 향후 특허 사용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정해진 출원인 지분만큼 수익을 나눠 갖게 된다.

변리업계에선 권 교수가 출원 정보제출서를 낸 시점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석배 대표, 김지훈 연구소장 등 논문 공동 저자들의 동의 없이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에 LK-99 관련 논문을 올리고 나서 열흘 후인 지난달 31일 특허청에 자신을 출원인으로 변경 요청하는 것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변리업계 한 관계자는 "LK-99 관련 논문 게재와 출원에 대한 특허 정보제출서 등을 감안할 때 권 교수가 특허권에 더 많은 지분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특허 출원 이후 발명자가 출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발명자 3명 중 특정인만 출원인 권리를 가지려는 것은 다소 드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만약, 특허청이 특허 심사 과정에서 출원인으로 돼 있는 권 교수가 출원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심사 거절 통보가 내려질 수 있고, 특허명세서에 기재된 기술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제출한 데이터에 오류가 발견되면 특허 등록은 거절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특허청은 LK-99 관련 특허에 대한 심사를 반도체설계심사과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특허는 아직 심사 단계가 아니다. 절차에 따라 심사에 들어가면 심사관들의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과학계의 재현실험 등 검증 결과가 특허 심사에도 영향을 상당히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