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병상 수 OECD 1위…내년부터 불필요한 병상 공급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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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입원 병상이 지나치게 많은 지역의 병상 공급을 제한한다.
아울러 수도권 대형병원의 분원이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신설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개설요건 강화도 추진한다.
의료법에 따라 복지부 장관은 병상의 합리적인 공급을 위해 5년마다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수도권 대형병원의 분원 신설 땐 부지 매입 이전에 복지부 장관 승인을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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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입원 병상이 지나치게 많은 지역의 병상 공급을 제한한다. 아울러 수도권 대형병원의 분원이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신설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개설요건 강화도 추진한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부채질하는 병상 과잉공급 문제와 지역 의료인력·환자의 수도권 쏠림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8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년)을 발표했다. 의료법에 따라 복지부 장관은 병상의 합리적인 공급을 위해 5년마다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은 오이시디(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병상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8개로 회원국 평균 4.3개보다 약 3배 많다. 특히 300병상 미만 중소형 병원 병상 비중이 67%에 이르는데, 이런 병상은 2015~2022년 연평균 1.3% 늘었다. 같은 기간 요양병원 병상도 연평균 2.6% 증가했다. 복지부는 지금 추세라면 2027년엔 불필요한 병상이 10만5000개(요양병원 2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병상이 너무 많으면 의료기관이 수익을 위해 환자의 장기 입원을 유도하는 등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
이에 복지부는 병상관리 기준을 마련해 지역별 병상 공급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2027년 지역별 병상 공급·수요량 예측을 바탕으로 △공급 과잉 △조정 △가능 등 3개 지역으로 분류해, 과잉·조정 지역은 내년 1월부터 병상 공급을 제한한다.
또 의료기관 개설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는 부지 매입을 거쳐 병원 건물을 지은 뒤에야 시·도에 개설을 신청해 허가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법을 개정해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새로 짓거나, 병상을 늘리려 할 경우 부지 매입 전 단계에서 시·도 의료기관개설위원회 심의·승인을 받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수도권 대형병원의 분원 신설 땐 부지 매입 이전에 복지부 장관 승인을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이 시행되도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들의 수도권 분원 건립 추진에 제동을 걸긴 어려워 보인다. 서울과 경기도가 병상 공급 과잉 지역으로 분류되더라도 병원 부지 매입이나 건축 허가가 이뤄진 상태라면 새 시책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대학병원 분원 가운데) 건축허가가 돼 진행되는 곳들은 규제하기 어렵겠다”며 “새롭게 나오는 (설립) 계획에 대해선 (공급 과잉인 경우) 원칙적으로 불허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병원 7곳이 수도권에 9개의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인데 병원 건립이 현실화되면 2030년까지 최소 6000개 병상이 더 늘어나 인력과 환자의 수도권 쏠림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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