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절벽" 호실적에도 우울한 통신3사
올 4.5조 역대 최고실적 앞뒀지만
5G전환 한계·객단가 감소 등 직면
AI 등 신사업 수익창출 시간 걸려
통신 3사가 2분기에도 일제히 실적 개선을 이루며 3년 연속으로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 원 돌파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표정이 밝지 않다.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운 탓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전환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한계에 다다른데다 5G 중간·청년요금제 출시와 사물인터넷(IoT) 회선 증가에 따라 회선당 객단가(ARPU)가 감소 추세다.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지만 아직 투자 단계여서 본격적인 수익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LG유플러스(032640)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32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늘었다. SK텔레콤이 4634억 원, KT가 5761억 원, LG유플러스가 288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0.8%, 25.5%, 16%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3사 총 영업이익은 4조5000억 원 안팎을 기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4조3835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을 이끈 핵심 요소는 사업 기반인 이동통신, 그 중에서도 5G다. 2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는 SK텔레콤 1467만 명, KT 928만 명, LG유플러스 668만 명이었다. 전체 휴대전화 회선(핸드셋) 중 5G 비중은 각각 63%, 68%, 57%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G 가입자 비중이 10~14%포인트 늘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당장의 호실적에도 장기 전망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5G 전환율이 70%에 육박하며 전환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 ARPU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수익성이 높은 휴대전화 회선은 줄고 저렴한 차량·IoT 회선이 빠르게 늘어나는 탓이다. 2분기 SK텔레콤 ARPU는 2만992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어들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만 원대에 진입했다. LG유플러스 ARPU 또한 2만8304원으로 4.5% 감소했다. KT는 3만3948원으로 전년비 4.6% 증가했지만 회선 수 증가 속도는 3사 중 가장 느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통신 3사 총 회선은 SK텔레콤 3137만개, KT 1762만개, LG유플러스 1680만개로 1년 사이 각각 3.05%, 1.2%, 7.39% 늘었다.
2분기에 5G 중간·청년요금제 도입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다. SK텔레콤 중간요금제는 5월 출시됐고, KT는 6월에야 출시가 이뤄졌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5G 중간·청년요금제 출시 후 요금제 전환자의 70%가량이 새 요금제 가입자”라며 “5G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전통적인 이동통신업을 벗어난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수익모델을 만드는데 애를 먹고 있다. 3사 모두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AI 사업이 대표적이다. ‘디지코’를 기치로 AI 전 영역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풀스택 전략’을 내세운 KT는 도리어 AI 비즈니스 부문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2분기에 KT ‘AI·뉴비즈’ 사업 부문 매출은 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직전 분기 대비 11.3% 감소했다. 경영 공백 사태 등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평가다. AI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최근 도이치텔레콤·싱텔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공동 개발에 나선 SK텔레콤 또한 현재 AI 부문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의 통신사 실적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등 정부 정책도 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전통적인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허진 기자 hj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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