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해진 노이즈캔슬링, 소니 WF-1000XM5 사용해보니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2023. 8. 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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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덕을 톡톡히 봤다. 사람들로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도 알아서 외부 소음을 줄여주니 음악 감상하기 좋았다.

​최근 많은 오디오 브랜드에서 노이즈캔슬링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중 소니(Sony)의 노이즈캔슬링 성능은 우수하기로 정평이 났다. 음질도 호평이다. LDAC 코덱이나 DSEE 음질 복원 기술처럼 소리를 더 풍부하게 듣는 기술을 적극 채택했다.

노이즈캔슬링에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소니 1000X 시리즈를 한 번쯤 들어봤을 테다. 최근 따끈따끈한 새 모델이 나왔다. 이름은 WF-1000XM5. 그간 소니가 코드리스 노이즈캔슬링을 출시할 때마다 구매해 사용했는데, 이번에도 얼마나 좋을까 궁금해 지갑을 열었다.

■ 재활용 소재, 작은 크기, 유광 코팅 눈에 들어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패키지와 제품을 만들었다

포장 디자인은 전작과 비슷하다.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접착제도 거의 쓰지 않는다. 패키지뿐만 아니라 이어폰 본체와 충전 케이스도 재활용 소재로 만들었다.

구성품은 이어폰이 들어있는 충전 케이스와 설명서, USB-C 케이블, 여분 이어팁이다

첫인상은 굉장히 작고 가볍다는 느낌이다. 양쪽 유닛은 전작보다 25% 작아졌다. 무게는 20% 줄어 5.9g밖에 되지 않는다. 케이스도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아졌다. 손에 든 느낌은 에어팟 프로 케이스와 비슷하다.

유닛 측면에 유광 코팅을 적용했고 나머지 부분과 케이스는 모두 무광 처리했다

유닛 측면엔 유광 코팅이 적용됐다. 피부에 직접 닿는 부분이다 보니 지문이나 유분이 잘 보일까 걱정됐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니 손으로 잡아도 지문이 거의 남진 않았다. 다만 무광 코팅보다 미끄러웠다. 잘못하면 놓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충전 케이스에 들어있는 자석이 이어폰을 꽤 세게 붙들고 있다. 그래서 이어폰을 꺼내려다 손가락이 미끄러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어팁은 폼 소재로 만들어 실리콘보다 부드럽고 자극이 적다

이어팁은 전작처럼 폼팁 느낌이 드는 소재로 만들었다. 사이즈는 한 종류 늘어나 총 4가지 제공된다. 이전부터 제공하던 S·M·L에 가장 작은 SS 사이즈가 추가됐다. 코어 부분의 색깔로 사이즈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신형 칩셋 탑재, 더욱 향상된 노이즈캔슬링 성능 체감돼

WF-1000XM5에는 소니가 새로 개발한 HD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 'QN2e'를 탑재했다. 전작인 WF-1000XM4의 노이즈캔슬링 성능도 상위권이었는데 이번 제품은 더욱 좋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껏 사용해 본 노이즈캔슬링 코드리스 이어폰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지하철이나 버스 소음은 물론, 안내방송이나 주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보통 노이즈캔슬링은 불규칙한 소리를 잘 지우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제품은 불시에 발생하는 소음도 상당히 잘 지웠다. 체감상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80% 이상 작게 들렸다. 음악까지 재생 중이라면 소리가 났는지 알아채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다.

바람 소리도 전보다 잘 지워졌다. 다른 제품 중에는 바람이 불면 노이즈캔슬링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훅' 소리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WF-1000XM5를 사용하면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노이즈캔슬링을 켜면 간혹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드는 현상도 이번 제품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주변 소리를 들려주는 '주변 사운드' 모드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와 거의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기계음 같은 이질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WF-1000XM5 제대로 쓰려면? 전용 앱, LDAC 설정 필요해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꺼내자 근처 스마트폰에 페어링 팝업이 나타났다

WF-1000XM5는 구글 패스트 페어(Fast Pair)를 지원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페어링하기 쉽다. 이어폰을 충전 케이스에서 꺼내면 근처 스마트폰에 페어링 창이 뜬다.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이 없다면 바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앱을 통해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므로 가급적 설치하는 것이 좋다.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애플리케이션 화면

헤드폰 커넥트 앱 상단에는 현재 페어링한 제품과 블루투스 코덱, 배터리 잔량이 표시된다. 아래에는 ①상태 ②사운드 ③시스템 ④서비스 탭에서 이어폰 설정을 바꾸거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WF-1000XM5는 소니가 개발한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 LDAC를 지원한다. 기존 코덱보다 3배 많은 데이터를 전송해 음질이 더 좋다. 안드로이드 8 이상 버전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LDAC 코덱을 지원한다. 하지만 WF-1000XM5를 LDAC 코덱으로 연결하려면 별도 설정이 필요하다.

LDAC 코덱을 활성화하는 방법

스마트폰과 WF-1000XM5를 페어링한 상태에서, 설정 앱의 연결 > 블루투스 항목에 들어가면 WF-1000XM5 오른쪽에 톱니바퀴 아이콘이 있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LDAC 코덱을 활성화하는 옵션이 보인다. 옵션을 켠 다음 헤드폰 커넥트 앱의 '사운드' 탭에서 연결 품질 옵션을 '음질 우선'으로 바꾸면 LDAC 코덱을 사용할 수 있다.

음질 변화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기존 AAC 코덱과 LDAC 코덱의 음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LDAC 코덱이 좀 더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소리가 갈라지는 느낌이 없다. 단점은 전파 간섭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주고받는 데이터양이 많다 보니 혼잡한 장소에서 소리가 자주 끊어진다.

메인 화면 상단에 현재 사용 중인 코덱이 표시된다

며칠간 사용해 보니 출퇴근 지하철에서 끊김 현상이 너무 심해 정상적인 음악 감상은 어려웠다. AAC 코덱으로 변경해 봐도 심할 땐 1분에 2~3회 꼴로 소리가 끊어졌다. 이전에 사용해 본 제품들보다 심했다.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로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WF-1000XM5는 지연시간이 짧은 블루투스 LE 오디오 코덱을 지원한다. 이 코덱으로 연결하면 끊김 현상이 개선될까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사용해 볼 기회가 없었다. 소니가 최근 출시한 엑스페리아 스마트폰 일부 모델만 LE 오디오 코덱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착용감과 음질 모두 만족, EQ 설정 편해진 점 눈에 들어와

전작 WF-1000XM4보다 크기가 25% 줄어든 덕분에 착용감은 상당히 개선됐다. WF-1000XM4 크기도 3세대보다 많이 작아졌지만 여전히 타사 제품보다는 큰 편이었다. 게다가 무게중심이 바깥으로 쏠려 착용감이 안정적이지 못했다. WF-1000XM5는 이 점이 크게 완화됐다. 귀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며 귀 안쪽을 압박하는 느낌도 거의 들지 않았다.

고음질 기능에 신경 쓰는 소니답게 음질도 만족스러웠다. 전반적으로 튀는 음역대 없이 평탄한 성향이라 음악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았다. LDAC 코덱으로 음악을 감상하면 좀 더 또렷한 해상도로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일부 음원에서 초고역대가 조금 약하게 들린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실외에서 음악을 감상할 때에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음향 관련 지식이 없어도 이퀄라이저를 조절할 수 있다

헤드폰 커넥트 앱에 추가된 '내 이퀄라이저 찾기' 기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기존에도 이퀄라이저 옵션에서 음역대마다 출력을 높이거나 낮춰 성향을 바꾸는 기능이 있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가 다루기는 어려웠다. 음역대 단위(Hz), 음압(dB)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이퀄라이저 찾기'는 사용자가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성향을 찾아내는 기능이다. 음악을 재생한 채 기능을 실행하면 5가지 옵션이 등장한다. 각각 소리가 조금씩 다르게 들린다. 옵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를 고른다. 이 과정은 2~3번 반복된다. 테스트가 끝나면 추천 이퀄라이저 값을 설정해 준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이어폰 소리를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다.

■ 터치 센서 기능 여전히 불편한 점 아쉬워

이전 제품보다 편해진 점이 마음에 들었고, 핵심 기능인 노이즈캔슬링과 주변 사운드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좌우 터치 기능은 지정된 프리셋대로만 사용 가능하다

좌우 터치 센서에 할당 가능한 기능이 너무 적었다. 왼쪽 유닛을 터치하면 노이즈캔슬링과 주변 사운드 모드가 전환된다. 길게 터치하면 미디어 볼륨이 일시적으로 줄고 주변 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퀵 어텐션' 모드가 실행된다. 오른쪽 유닛을 터치하면 음악 재생과 곡넘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헤드폰 커넥트 앱에서 좌우 터치 센서의 기능을 서로 맞바꾸는 건 가능했다. 하지만 몇 번 터치하면 어떤 기능을 사용할지 양쪽 유닛에 나눠 지정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전 제품에서도 계속 지적된 단점이다. 볼륨 조절 기능도 사용하기 번거로웠다. 볼륨을 낮추려면 왼쪽 유닛을, 높이려면 오른쪽 유닛을 무려 4번이나 연속으로 터치해야 한다. 차라리 스마트폰을 들고 직접 조작하는 게 훨씬 편했다.

■ 주력 기능 크게 개선...이전 제품 사용자라도 만족할 만해

소소하게 아쉬운 점은 남았다지만 이어폰 본연의 기능은 만족스러웠다. 음질이 우수하고 착용감이 편해 음악을 오래 듣기 좋다. 노이즈캔슬링과 주변 사운드 모드 성능도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전작인 WF-1000XM4를 사용해 본 경험과 비교해 봐도 '옆그레이드'가 아닌 '업그레이드'에 걸맞은 차이가 느껴졌다. 종종 발생하는 끊김 현상만 개선한다면 현시점 최고의 노이즈캔슬링 코드리스 이어폰으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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