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극심한 스페인, '염분 뺀 바닷물' 마신다... 물 부족 시달리는 지중해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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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신음하는 지중해 국가들의 고통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깊어지고 있다.
이상고온에 따른 산불이 일대를 초토화한 가운데, 이제는 오랜 가뭄 탓에 마실 물을 확보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급기야 일부 국가는 바닷물을 끌어다 식수로 쓰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알제리 등 지중해 국가들이 극심한 가뭄으로 초래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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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바닷물·폐수 처리해 식수로 활용
이탈리아도 담수 시설 건설... 강물도 끌어와
기후변화에 신음하는 지중해 국가들의 고통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깊어지고 있다. 이상고온에 따른 산불이 일대를 초토화한 가운데, 이제는 오랜 가뭄 탓에 마실 물을 확보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급기야 일부 국가는 바닷물을 끌어다 식수로 쓰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가뭄...물 부족에 신음하는 지중해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알제리 등 지중해 국가들이 극심한 가뭄으로 초래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바닷물과 폐수 등으로 시선을 돌리는 등 수자원 인프라 재설계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스페인 대표 도시 바르셀로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 이곳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5분의 1은 염분을 뺀 바닷물이고, 또 다른 5분의 1은 화장실이나 샤워실에서 배출된 폐수를 정제한 물이다.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의 가뭄이 30개월 넘게 이어지자, 새로운 물 공급원 확보를 위해 지역 당국이 내놓은 고육책이다.
강수량 급감의 타격은 꽤 심각했다. 예컨대 올해 초 카탈루냐에서 가장 큰 사우 저수지의 물은 전체 수용량의 6%에 불과했다. 물이 빠진 마른땅 위에 수백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남겨지자, 어부들이 투입돼 이를 수습하는 광경도 펼쳐졌다. 심지어 지난 4월엔 축구장 9만8,000여 개 면적(약 700㎢)의 농지에 물을 공급하는 관개 시설이 160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멈췄다. 카탈루냐 당국은 지난 2일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닷물 거르고, 이웃나라서 빌리고... 물 확보 총력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페인 정부는 그동안 묵혀 뒀던 담수화 플랜트를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해저파이프로 끌어온 해수에서 기름·해초 등 불순물과 염분을 제거해 ‘마실 수 있는 물’로 걸러내는 시설이다.
특히 2009년 들어선 스페요브레가트 플랜트가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이 시설에선 지난해 여름부터 초당 1,900L 이상의 담수를 내보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이렇게 생산된 물은 2009년의 6배에 이르는데, 카탈루냐 당국은 향후 3년간 담수화 용량을 두 배 더 늘릴 방침이다.
이탈리아도 물 부족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 지역은 10억 유로(약 1조4,480억 원)를 투입, 아드리아해 너머 이웃국인 알바니아의 강물을 끌어오기 위해 100㎞ 길이의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관 보수·교체에도 17억 유로(약 2조4,600억 원)를 투자했다. 수도관 누수로 식수 공급량의 약 48%가 유실되고 있는 탓이다. 이탈리아의 첫 담수화 플랜트도 이곳에 건설할 계획이다.
다만 담수화 시설이 장기적으로는 가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닷물을 식수로 바꿀 때 상당량의 탄소가 발생하는 데다, 작업 후 방출되는 다른 잔여물도 해양 생태계에 해롭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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