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철근누락 업체, 민간단지도 20곳 지어

연규욱 기자(Qyon@mk.co.kr),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8.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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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조사 대상 아파트 95곳 중 21%가 해당
주거동 한 곳 포함 … 무량판 포비아 확산 우려

경기도에 위치한 민간 무량판 아파트 95곳 가운데 20곳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근누락 아파트를 설계·시공·감리한 업체들이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가 LH 아파트를 지을 때처럼 설계·시공·감리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면 민간아파트 단지들 중에서도 철근이 누락된 곳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 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입주민들의 '무량판 포비아'가 더욱 커지게 됐다.

8일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경기도 소재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 현황'에 따르면 이번 국토교통부의 무량판 조사 대상이 되는 경기도 아파트는 모두 95개 단지다. 경기도가 1차적으로 취합해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로, 앞으로 더 늘어날 소지도 있다.

매일경제가 해당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95개 단지를 설계·시공·감리한 업체들 가운데 부실시공(전단보강근 누락)이 드러난 LH 아파트(15곳)에 참여했던 업체가 9곳이나 됐다. 설계·감리 업체는 7곳, 시공사는 2곳이다. 이날 LH가 경찰에 수사의뢰를 한 업체들이다. 이들 철근누락 업체 9곳이 설계·시공·감리에 참여했던 경기도 소재 무량판 아파트는 모두 20개 단지였다. 경기도 소재 점검 대상 무량판 아파트(95곳)의 21%다. 20개 단지의 가구 수는 약 2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9개 업체가 경기도 외 지역에서 참여한 단지들을 고려하면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이 설계를 맡았던 오산세교2 A6(임대아파트)단지는 LH 조사 결과 '설계 오류'가 철근 누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 단지는 무량판 부분 기둥 90개소 중 무려 75개소에서 철근이 빠져 있었다. 건원이 설계를 맡은 경기도 소재 무량판 민간아파트도 3개 단지였다. 이 중에는 입주민이 살고 있는 주거동이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곳도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철근 누락 사태 전모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며 "철저한 전수조사와 보강공사로 입주민 불안감이 충분히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민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를 개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연규욱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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