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권익위까지 총동원해 조사 … 與 "LH 카르텔 철폐 입법 속도"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이호준(lee.hojoon@mk.co.kr) 2023. 8. 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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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입주민 불안 달래기
입찰담합 조사·공익신고 접수
'철근 누락' 시공사 13곳
부당 하도급까지 조사 확대

정부가 철근 누락 등 부실 시공으로 드러난 건설업계의 '이권 나눠먹기'에 대해 조사 속도를 높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시공사들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감리업체의 '입찰 담합' 조사에 착수했다. 여당은 부실 공사 아파트 현장 방문에 이어 카르텔 혁파와 제도 개선을 위한 법제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부실 시공이 지적된 15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의 일부 감리업체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감리업체 선정 입찰에서 담합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 2일 당정이 부실 공사를 유발하는 설계·감리 담합, 부당 하도급 거래 등을 직권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속도감 있게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전날에는 철근 누락 아파트를 시공한 에이스건설, 대보건설, 대우산업개발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공정위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아파트 단지 시공사 13곳 전체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조사할 전망이다. 15개 아파트 단지 외에 다른 건설 현장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신고 접수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원희룡 장관과 김홍일 권익위원장이 만나 공공주택 사업의 부실 시공 원인을 규명하고 전관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LH 퇴직자에 대한 전관예우와 설계·시공·감리 전 과정에 걸친 이권 카르텔을 근절하려면 내부 신고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이번주에 신고 접수 방안을 발표하고 내부신고자 보호가 가능한 공익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여당은 향후 대책 마련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민의힘 '아파트 무량판 부실 공사 진상 규명 및 국민안전 태스크포스(TF)'는 경기 양주회천 A-15BL 아파트 보강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김정재 TF 위원장은 "설계·시공·감리 카르텔을 혁파해야 부실 공사를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H가 발주한 이 단지는 철근이 설치돼야 하는 지하주차장 기둥 154개 전체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돼 국토부 지시로 보강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르텔 악습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지에 대해 보고를 받고 법제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건설산업기본법, 사법경찰 관련 법안 등 건설현장 정상화 국회 법안의 입법 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완화된 기준을 다시 조이고 그 외에 설계·감리·시공과 관련해 모두가 서로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이 살아나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법도 발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과거의 나쁜 관행은 철저하게 근절하고 모든 공사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인식을 갖고 공사 현장에서 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TF는 10일 오후 2시 공정위에서 하도급 업체 담합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고 법·제도 관련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진한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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