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장기 부진’에…롯데케미칼, 신사업서 돌파구 찾는다(종합)
공급 증가·수요 둔화에 하반기도 ‘먹구름’
글로벌 증설 물량 내년 이후 안정화 전망
“전지소재·수소·리사이클 투자 차질없이”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석유화학 업황이 장기 부진에 접어들면서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이 낮은 범용 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등 시장 전망이 밝은 신사업 투자를 가속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매출은 5조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77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늘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쌓인 적자는 9224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했다. 롯데케미칼은 납사 투입 금액 차이에 따라 2분기 약 11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반기 전망도 보수적이다. 김 상무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돼 석유화학 시황 반등 예측이 조심스럽다”며 “시황이 추가적으로 악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손익분기점 수준 등락으로 가동 조율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석유화학 시황은 중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이 이뤄지며 회복 시기를 늦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이후 증설 물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에틸렌은 올해 1000만톤(t) 증가한 생산능력(CAPA)이 내년 절반인 500만t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증설 수량이 수요 증가를 밑돌 것으로 판단했다. 프로필렌의 경우 올해 1000만t에서 내년 1300만t으로 여전히 수요를 초과하는 증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대부분 내년 증설 수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신사업인 전지소재사업 중 양극박 사업은 롯데알미늄이 담당한다. 롯데알미늄은 2020년 안산 1공장의 배터리용 양극박 생산 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같은 해 7월에는 헝가리에 연산 1만8000t 규모의 양극박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미국 켄터키주에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3만6000t 규모의 미국 내 최초 양극박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한다.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알미늄은 연산 8만4000t의 생산량을 갖추게 된다. 1만8000t 규모의 1단계 공장은 내년 2분기, 같은 규모의 2단계 공장은 2026년 1분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사업은 3500억원을 투입해 충남 대산에 내년 2분기 준공을 목표로 11만8000t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5000t 규모의 대산 수소출하센터도 내년 2분기 준공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해액 유기용매는 국내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며 30%의 물량은 연내 계약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극박은 향후 미국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양극박은 기존 삼성SDI 위주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까지 승인을 확대하고 판매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2분기부터는 올해 3월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 실적이 연결손익에 반영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매출 1982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수익성 제고를 위한 운영 최적화와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2030 비전 달성을 위한 전지소재사업, 수소에너지 및 리사이클 등 미래 사업의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해 갈 것”이라고 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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