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위력 버금… 24시간 전국 할퀸다
10일 오전 통영 인근 상륙 예상
강도 ‘강’… 크기는 중형급 관측
중대본, 위기경보 ‘심각’ 격상
尹 “대비 만전… 선제적 통제를”
서쪽으로 예상 경로 이동 가능성
7호 태풍 ‘란’ 발생… 변수될 수도
11일 오전 北 넘어가며 소멸 전망
수해지역, 복구 멈추고 태세 강화
산사태·침수 대비 안전 조치 총력
한반도가 9일 오후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제주도 인근 해상을 시작으로 10일에는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기차가 탈선할 정도의 강한 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크기와 강도는 덜하지만 한반도를 뒤덮으며 통과하기 때문에 2022년 11명의 사망자와 재산 피해를 낸 ‘힌남노’의 위력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산한 해수욕장 8일 태풍 카눈의 북상을 앞두고 강원 강릉시 강문해수욕장 앞바다에 파도가 강하게 일고 있다.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많지 않아 한적한 모습이다. 강릉=연합뉴스 |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남해동부 바깥 먼바다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됐고 내륙 전체와 대부분 해상에 태풍예비특보가 발령됐다. 태풍예비특보는 9일 오후 제주, 9일 밤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 10일 새벽 남부지방 전역과 충청남부, 10일 오전 충청권 전역과 경기남부·강원남부, 10일 오후 수도권 전역과 강원의 순서로 태풍특보로 전환되겠다.
정부는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상향했다. 호우 위기경보 수준은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 중대본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대응과 복구·수습을 총괄·조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위해 행안부에 두는 기구다.
중대본은 새벽에 대피가 어려운 만큼 9일 오후까지 반지하가구, 산지주변, 하천변 마을 등 위험지역 거주민에 대해 대피소로 전면 대피를 완료시키도록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소방청도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수해 복구도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태풍을 맞게 된 각 지자체는 긴장 속에서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지자체들은 산사태·범람 우려 지역을 미리 살피는 한편 선박을 급히 대피시켰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하차도·주차장, 반지하 침수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지하공간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마산어시장 일대 차수벽 가동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을 앞둔 8일 방재당국 관계자들이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일대에 설치된 기립식 방조벽인 차수벽을 점검하고 있다.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된 차수벽은 9일부터 24시간 가동된다. 창원=연합뉴스 |
산업계 역시 집중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태풍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조선업계와 해안에 공장을 둔 자동차·에너지·화학업계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사전 점검과 현장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태풍 영향권인 울산에 공장을 둔 현대차는 태풍과 호우에 따른 차량 침수를 막기 위해 사내 안전 구역으로 차량 5000대를 이동시켰다. 거제에 조선소를 보유한 삼성중공업은 안벽에 계류 중인 선박의 고정 로프를 보강하고, 터그선(예인선) 13척을 비상대기시켰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일본 도쿄 남동쪽 15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7호 태풍 란이 카눈의 경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반도를 통과한 카눈은 11일 오전 북한 쪽으로 북상해 나가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준호·김범수·곽은산·송은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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