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그렇게 만만해요?” 잼버리 뒷수습 왜 떠맡기나[이슈와치]

[뉴스엔 이하나 기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POP 콘서트’(이하 ‘잼버리 콘서트’)가 파행 운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가운데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방탄소년단(BTS)을 언급했다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8월 8일 자신의 SNS에 “국방부는 BTS가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잼버리 대회에서 공연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적었다.

성 의원은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 대회는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국격이 추락하는 행사였다. 집행에 책임이 있는 전북도는 물론이고 지원해야 하는 중앙정부까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월드컵, 올림픽, 세계엑스포 등을 치른 경험을 가진 대한민국이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답답하고 부끄러운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잼버리 대회에는 일본에서 개최되었던 대회보다 1만여 명이 많은 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이렇게 많은 청소년이 대한민국을 방문한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와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보기 위하여 방문했을 것”이라며 “이 소중한 손님들에게 새만금에서의 부족했던 일정들을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K-POP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잼버리 콘서트’는 당초 8월 6일 오후 8시 전북 부안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폭염과 안전사고 등의 이유로 11일로 연기 됐다. 이로 인해 8월 9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 전북 현대-인천 유나이티드 경기가 연기 되고, 11일 전주에서 열리기로 했던 전주뮤직페스티벌(JUMF)에도 불똥이 튀었으나, ‘잼버리 콘서트’는 태풍 카눈의 진로 영향으로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를 확정했다.

‘잼버리 콘서트’뿐 아니라 잼버리 역시 부실 운영과 열악한 환경, 온열질환 환자 속출 등으로 일부 국가가 조기 퇴소하는 등 사태가 벌어지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거듭된 파행 속에서 정치권은 애꿎은 방탄소년단을 소환했다. 성 의원의 글이 공개된 후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들은 “BTS에게 왜 잼버리 수습을 맡기나”, “BTS는 사유물이 아니다”, “BTS가 정부 소속 가수인가”, “만만한 게 BTS냐”, “BT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등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팀 활동 일시 중단을 선언하고 개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진과 제이홉은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 중이며, 슈가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KSPO DOME(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를 마치고 입영 연기를 취소한 상태다. 뷔는 9월 8일 발매되는 솔로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물리적으로 방탄소년단의 무대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정치권은 또 다시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모든 파행을 방탄소년단의 무대 하나면 덮어질 것이라는 큰 착각과 함께. 팀 활동은 하지 않더라도, 멤버 개별 스케줄이 존재하는데 방탄소년단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국방부에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하는 막무가내식 주장은 정치권이 방탄소년단을 어떻게 인식하는 지 잘 드러난다.

물론 방탄소년단은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유엔 연설, 백악관 초청 등 여러 행사를 통해 국위를 선양했다. 그러나 모든 비난이 쏟아진 잼버리의 성패를 방탄소년단에게 떠맡기려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

방탄소년단을 포함해 모든 가수가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인다. 설사 방탄소년단이 한자리에 모인다 해도 지난해 10월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이후 완전체 공연이 없었던 방탄소년단에게 단 며칠 만에 세계인이 감동할 퍼포먼스를 준비하라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다. 준비 없이 무대에 오르라는 무리한 요구를 어쩜 이렇게 당당하게 할까.

개막 직후부터 연일 논란을 빚고 있는 2023 새만금 잼버리는 졸속 행정에 K팝 스타를 향한 압박까지 더해져 전 세계인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진=뉴스엔DB, KBS)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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