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발 묶일라… 폴란드 대통령 방한 취소

잼버리 폐영식 참석 무산
벨라루스 국경 긴장도 영향
방산 계약일정 차질 불가피

9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사진)이 하루 전날인 8일 방한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기간인 9일에 방한해 국내 주요 인사 및 기업인들과 회동하고 12일로 계획됐던 잼버리 폐영식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한을 취소하면서 방산업체 방문과 폐영식 참석 등 전 일정이 무산됐다.

두다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에 폴란드에 무기를 공급하는 방산 기업인들과 함께 산업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 지역이 모두 태풍 '카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폴란드 측이 우리 측에 방한 취소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으로 인해 두다 대통령이 서울에서 발이 묶여 방산업체를 방문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긴장이 고조되며 안보 이슈가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방산업계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서 양국 정상이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에 협의한 만큼 폴란드 대통령의 이번 방한 기간 중 2차 수출계약 이행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태풍과 폴란드 안보 상황 여파가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일각에서는 지난 며칠간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파행을 거듭한 것도 이번 방한 취소의 고려 사항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폴란드는 차기인 2027년 잼버리 개최국으로 두다 대통령이 마지막 날 폐영식에 참석해 잼버리 깃발을 이어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폐영식 날짜와 장소가 연일 변경되면서 두다 대통령의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외교부는 지난 7일 오후 4시에 주한 외교단을 불러 잼버리 일정과 관련해 재차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결국 잼버리 폐영식 참석, 전남·경남 일대 방산업체 방문 등 두다 대통령 일정의 전면 취소가 불가피했다.

차기 개최국 정상의 폐영식 참석이 불발되면서 잼버리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예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