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새 결제망 구축땐 비용·시간 절감
핀테크 기업 최초로 스테이블코인(페이팔 달러)을 출시하는 페이팔은 일찍부터 가상자산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페이팔은 2020년 말부터 페이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트코인·이더리움을 포함한 가상화폐 구매·보관·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자회사 앱 벤모에 가상화폐 결제 기능을 추가했다. 2020년 11월 페이팔이 처음으로 가상자산 매매·결제 서비스를 제공했을 당시 비트코인은 한 달 만에 1만1000달러에서 1만6000달러로 45% 상승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페이팔이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는 배경을 크게 세 가지로 유추한다. 가장 중요한 동기는 새로운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페이팔은 2020년 가상자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목표가 "가맹점과 가맹점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결제 시스템은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결제망 위에서 이뤄진다. 해외 송금은 국제 은행 간 송금망(SWIFT)을 활용한다. 가상자산을 활용하면 이 같은 기존 결제망이 필요 없다. 페이팔이 선도적으로 결제망을 구축한다면 기존 결제망을 이용해야 했던 비용과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소매시장에서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페이팔이 과감하게 사업에 나서는 배경이다. 지난해 6월 페이팔이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통업체 75%가 향후 2년 안에 가상화폐·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설문에 응한 업체 대다수(약 85%)는 가상화폐 결제가 5년 이내에 해당 산업에서 아주 흔한 일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른 한 가지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대응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정부는 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BDC를 활용한 결제에 빠르게 적응하려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 페이팔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발행하는 테더사는 올해 1분기 14억8000만달러(약 1조 956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7억달러였던 지난 분기 순이익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테더사는 수수료와 예치금 운용으로 이익을 낸다. 테더를 달러로 출금할 때, 출금자는 테더사에 수수료 1%를 지불해야 한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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