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이냐, 진범이냐'…막걸리 살인 사건 재심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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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재심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서로 강하게 맞섰다.
이어 "자백이 유일한 증거인 이 사건에서 자백이 허위임을 알려주는 영상이 있는 만큼 재심사유가 충분하다"며 "하루빨리 재심 개시를 결정해 피고인들에 대한 형 집행 정지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안이 중대하고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면밀한 검토를 거쳐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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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재심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서로 강하게 맞섰다.
관련 심리를 모두 마무리한 재판부는 숙고를 거쳐 재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고법 형사2-2부(오영상·박성윤·박정훈 고법판사)는 8일 201호 법정에서 두 번째 심문기일을 열고 살인·존속살해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된 A(73)씨와 딸 B(39)씨의 재심 개시 여부 판단을 위한 심리를 모두 끝마쳤다.
'재심 전문'으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 첫 심문기일에서 100편에 달하는 검찰 진술 녹화 영상 편집본을 증거로 제시하며 검사와 담당 수사관이 회유, 기만, 강요, 압박으로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고 주장했었다.
이날 반박에 나선 검찰은 당시 수사 감사와 수사관이 허위 자백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당시 B씨는 다른 용의자로부터 강간당했다고 거짓 고소한 사실을 인정했고 어머니를 죽인 것을 감추기 위해 무고했다는 취지의 자백을 했다"며 "이 사건은 영화 '살인의 추억'과 같이 지능이 낮은 용의자에게 허위자백을 강요해 받아낸 사례가 아니다"고 맞섰다.
이어 "B씨가 거짓말을 반복하고 아버지 A씨와 딸 B씨의 대질신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반복 확인했을 뿐 허위 진술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B씨는 오히려 조사과정서 하품하거나 웃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지능이 떨어진다는 것도 사실인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허위자백을 받아낼 동기가 전혀 없었고, 허위자백을 받아낸 사건도 아니기에 재심 신청을 기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검찰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영상증거도 보지 않았으며 왜곡된 조서를 근거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 약자들이 피해자로 지목된 사건에서 이렇게 성의 없는 대응을 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증거로 제출한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 검사와 수사관은 멋대로 세운 가설로 허위 진술을 받아냈고, 필요한 수사자료를 재판에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백이 유일한 증거인 이 사건에서 자백이 허위임을 알려주는 영상이 있는 만큼 재심사유가 충분하다"며 "하루빨리 재심 개시를 결정해 피고인들에 대한 형 집행 정지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B씨도 "정말 억울하고, 진짜로 제가 엄마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안이 중대하고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면밀한 검토를 거쳐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A씨 부녀는 2009년 7월 6일 오전 전남 순천시 자택에서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이자 어머니인 C씨에게 건네 C씨 등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기징역,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2012년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핵심 증거인 청산가리가 막걸리에서 검출됐으나 사건 현장 등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청산가리를 넣었다던 플라스틱 숟가락에서도 성분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이어졌다.
A씨 부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지 11년 만인 지난해 1월 재심을 청구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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