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부진 이어진 롯데케미칼, 에너지머티리얼즈 회복타이밍 관심
신 성장동력 '배터리 소재' 투자 늘린다
롯데케미칼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5개 분기 연속 적자다. 첨단소재 사업 등 신사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실적 반등을 위해 수익성이 감소한 전통 사업을 정리하고, 배터리 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미운 석유화학 사업'…적자폭 키웠다
롯데케미칼이 2분기 매출 5조24억원, 영업손실 262억원을 거뒀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0.4%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도 140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는 증권가 눈높이를 밑도는 수준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이 2분기 매출 5조2514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 별로 살펴보면 기초소재 부문이 영업손실 828억원을 거두며 적자폭이 늘었다. 직전 분기 2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탓이다.
이에 비해 첨단소재 사업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751억원을 벌어들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5.3%, 직전 분기 대비 65.1% 늘어난 수치다.
김영번 롯데케미칼 IR팀장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첨단소재사업은 유럽 등 고수익 지역 수출이 늘고, 스프레드 개선과 성수기 진입으로 수익성이 증가했다"며 "하지만 기초소재 사업에서 납사 및 메탄가 하락에 더해 석유화학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재고평가손익이 증가하며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해외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도 엇갈렸다. LC타이탄은 영업손실 1116억원을 거두며 적자폭을 키웠다. 이에 반해, LC USA는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증가했다. LC타이탄의 사업 지역인 동남아 지역은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이에 비해 LC USA의 미국 시장은 납사 대비 가격이 저렴한 에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탓에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정명철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은 "LC타이탄의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중국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 원료가격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에 비해 LC USA에서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에탄은 평균 가격이 200달러로 납사의 3분의 1 수준이라 수익성 확보가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당분간 석유화학 업황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는 "최근 석유화학사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낮고 전략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매각하는 경영합리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규투자 건들은 업황회복 지연에 따라 투자 시기를 보수적으로 재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미래는 '배터리 소재'
롯데케미칼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지소재사업, 수소에너지 사업 등을 꼽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측은 오는 2030년 전지소재 사업 매출이 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하고 미국에 전기차용 양극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서경훈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 사업전략담당(상무)는 "미국에서 3만6000톤 규모의 양극박 공장을 가동하게 되면 오는 한 라인 당 1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총 2개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에 예상 매출은 3000억원 정도로, 1개 라인이 가동을 시작하는 오는 2025년 80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 총 3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인수를 마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향후 성장세가 예상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과잉 공급상태가 지속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량 증가를 예상해 선제 증설을 단행했지만 예상보다 가동 속도가 더딘 탓에 증설분을 전부 가동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미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업체들의 신·증설이 이어지면서 동박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부터는 빠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연결 적용되며 배터리 사업 실적 반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또 올해 말 전기차용 전해액 소재 상업화를 앞두고 있는 등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는 점진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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