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헬멧 품질검사 조작했다는 軍, 이래서야 자식 군대 보내겠나 [사설]
특수작전 장병에게 지급되는 경량 방탄헬멧의 품질 검사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방탄 성능 시험기관인 NTS에 의뢰한 방탄헬멧에 대해 '성능 측정 불가 판정'을 받고서도 마치 적합 판정을 받은 것처럼 육군군수사령부 품질 담당자가 제품 검사 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를 적발한 감사원이 NTS에 요건을 갖춰 다시 성능 시험을 의뢰했더니 일부 헬멧의 성능이 기준 이하로 드러났다고 한다. 방탄복 역시 20년 된 노후 제품이 버젓이 작전에 사용되고 있는 데다 해군·해병대에 지급된 방탄복은 해수 방수 기능마저 미흡했다고 한다. 이런 방탄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하고 작전을 수행하라고 명령하는 건 군인의 생명을 경시하는 짓이다. 감사원 결과가 맞는다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입대한 청년에 대한 배신 행위다.
방탄헬멧은 시험 사격 후에 함몰 깊이를 측정해 성능을 검사하는데 이른바 벨크로(찍찍이)가 붙어 있으면 정확한 측정이 안 된다고 한다. 군이 이 같은 시험 기준을 모르고 NTS에 검사를 맡겼다가 반려까지 당했다고 하니 품질 관리 전문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사 결과까지 조작한 마당이라면 기본 윤리마저 못 믿을 판이다. 이래서야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낼 수 있겠는가.
우리 장병들은 외신을 통해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 군인 모습을 접하면서 부러워하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군인은 특수 방탄헬멧과 방탄복은 물론이고 눈을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덮는 발라클라바 방한모, 전술장갑 같은 첨단 제품을 착용하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함정 근무 장병에게 지급하는 부력 방탄복의 방탄 기준이 23년째 그대로라고 한다. 그나마 일반 장병에게 지급되는 방탄복 기준을 2011년에 높인 걸로 위안을 삼는 실정이다. 감사원은 5월에도 방위사업청이 2021년 구입한 방탄복이 총탄에 뚫릴 수 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안전성 논란을 벌인 바 있다. 군은 생명 보호에 직결되는 방탄복과 헬멧만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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