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음주 운전 걸려도 해외로 가면 그만 ‘구단만 손해’…대책은?
음주 운전은 범죄라는 사회적 경각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프로축구 선수들의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국내 선수와 달리 구단이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오히려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려 해외 리그로 가면 그만인 상황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선수들의 음주 운전은 최근 들어 더욱 잦아졌다. 지난해 7월 전북 현대 소속 쿠니모토가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된 데 이어 지난 4월과 지난 7일에는 각각 FC안양의 조나탄, 수원FC의 라스가 걸렸다.
앞서 전북과 안양은 계약 해지 조치를 꺼내 들었다. 수원FC도 쿠니모토의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힌 만큼 계약 해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계약해지가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전혀 타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쿠니모토는 지난해 7월 13일 전북과 계약이 해지됐는데, FA 신분이 되면서 2주 만에 당시 포르투갈 1부리그 팀인 카사 피아로 이적했다. 그는 지난 2일 말레이시아 조호르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LD 알라후엘렌세(코스타리카)에서 안양으로 임대됐던 조나탄도 FA 신분으로 2021~2022시즌 인도 슈퍼리그 챔피언 하이데라바드와 계약해 다음 시즌부터 뛰게 됐다. 계약 해지가 유력한 라스도 K리그1 득점 4위, 공격 포인트 2위로 활약한 만큼 해외 리그로 갈 길은 충분히 열려 있다.
여기에 구단이 계약을 해지하면 K리그 선수 신분이 아니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개인에게 부과하는 제재금 처분도 피하게 된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면허 정지 처분 기준에 해당할 때는 500만원, 면허 취소 기준에 걸리면 800만의 제제금 처분을 받는다.
연맹 차원에서 선수가 팀에 손해배상을 강제하는 규정은 없어 구단만 손해를 보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쿠니모토 사건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서 “이미지 타격은 둘째 치고 팀 전력에 큰 손실이었다. 쿠니모토가 강팀들을 상대로 경기력이 괜찮았는데, 이적시장이 거의 닫히는 시점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서 대체 선수도 구하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맹이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들이 FA 신분이 되려고 일부러 음주 운전을 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공정거래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선수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계약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 관계자는 “음주 운전 등 선수 개인의 잘못된 행동으로 구단에 손해를 끼치면 계약금 일부를 공제하는 식의 불이익을 주도록 표준계약서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구단이 개별적으로 위약금을 걸 수도 있지만, 그런 조항을 걸지 않은 구단과의 협상에서 뒤처질 수 있어서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
연맹은 “최근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음주 운전 사례가 이어지고, 해당 선수와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구단만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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