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묻지마 범죄가 게임 때문? 이용자들 예비 범죄자 취급"

"애꿎은 청년들만 훈계 대상…왜 아픈지 들여다 봐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022.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일각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는 데 대해 "페이커 선수처럼 국위선양하고 수십억 연봉 받으면 찬양받고, 그렇지 않으면 예비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백충(월수입 200만원인 사람을 비하하는 말)의 시대에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늘 이런 식이다. 애꿎은 청년들만 훈계의 대상이 된다. 2년 전 게임셧다운제 폐지시킬 때도 수없이 들었던 얘기"라고 적었다.

그는 "잇따른 칼부림 사건을 보며 저 역시도 크게 우려한다. 아니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좌절'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면서 "사회가 근본적으로 임계점에 다다른 것은 아닐까 걱정한다"고 했다.

이어 "점점 경제적 격차는 극심해지고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청년들의 삶이 결정되는 시대"라며 "이 와중에 미디어나 소셜미디어는 몇몇의 눈부신 일상을 전시하고, 그 '정상성'을 획득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조롱과 멸시가 가해진다"고 했다. 그는 "처음 '이백충'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허 의원은 "사회문화적으로 규제와 검열은 강화되고 웹툰,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부터 게임, 성인물 등 모든 것에 법적, 사회적 검열이 이어진다"면서 "그렇게 또 한번 요만큼의 숨 쉴 공간마저 빼앗는다. 박탈감, 좌절의 감정이 자포자기와 분노로 분출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고한 시민이 칼부림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잘못한 사람을 일벌백계하는 것과 동시에 아픈 사람은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왜 아프게 됐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통해 반드시 하고자 하는 일은 임계점 앞에 선 청년들께 간곡히 손 내미는 것"이라며 "벼랑 끝에 몰려 결국 동료시민을 해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아님을 우리 정치가 끝끝내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angela0204@news1.kr